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기 Jan 06. 2024

횡령으로 검찰에 송치된 썰

뭐든 안일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다 훅 갑니다

https://litt.ly/lugis


  사실 창피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내 이미지 깎아 먹을 이야기지만 여러분들은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써봅니다. 잘 잊고 있었는데 작년에 호주로 여행을 가기 위해 비자신청을 하던 도중 범죄이력란에 범죄가 있다고 작성했다가 비자받는데 꽤 고생을 해서 화가 치밀어 오르더라구요.


  근데 아직도 법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게 검찰에서 처분한 약식명령(약식기소, 구약식 - 형사절차 시 공판이나 정식재판 없이 약식재판을 거쳐 벌금으로 처분하는 것)은 경찰 범죄 기록에 남지 않는다는 걸 범죄기록 조회해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혼자 찔려서 범죄이력이 있다고 솔직하게 체크했다가 괜히 고생했던 거죠.



  본격적으로 썰을 풀어볼게요. 때는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되기 2주 전이었습니다.


  당시 사장과 저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정신없는 매장에서 의견다툼으로 매일을 보냈었습니다. 당연히 오픈초기에는 홍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선 적자가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규모도 작지 않았고 직원도 꽤 여러 명 있었기 때문에 인건비도 한몫했죠.


  왜 같이 일하게 되었는지도 말해야 상황이 좀 이해될 것 같아서 잠깐 이야기해 보자면, 원래 그 자리는 제가 2년 가까이 일하던 곳이었습니다. 그 매장을 다른 개인 사장이 인수를 했고, 저도 같이 데려가길 원해서 연봉협상 잘해서 같이 일하기로 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보통 자영업자가 적자가 생기면 '그래 몇 달은 적자가 생길 각오를 해야지'라고 생각해도 멘탈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내 통장에서 금액이 빠져나가는 걸 보면 정신줄 잡기는 쉽진 않아요. 사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조건 중 하나는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돈에 대해 초연할 수 있는 멘탈이 있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이런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란 각오를 해본 적이 없고, 그래서 그런 스트레스를 직원, 거래처, 인테리어 업자 등에게 쏟아내며 자신과 자신의 매장의 잘못된 점은 회피하곤 하죠. 그것이 사업이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이 사장도 그런 자영업자들과는 별반 다를 것 없는 사람이었어요. 평정심을 잃어가고, 객관성은 잊어버리고, 남 탓을 하는 사람이 되어 갑니다. 그리고 자존심은 점점 강해졌습니다. 사람이 무언갈 잃어가면 본능적으로 자존심을 다치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그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감당해야 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제가 되었죠.


  하루는 매장 운영 상 지출을 조절하기 위해 사장에게 예상 매출을 물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모르죠'였습니다. 이게 무슨... 예상 매출을 퀴즈마냥 맞춰보자고 물어본 게 아닌데 이런 대답이 한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올 말이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황당함을 가다듬고 '사장님, 목표매출은 이 정도로 생각했지만 실질적으로 예상매출을 어느 정도 예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그것에 맞춰서 인건비와 지출 조절할게요'라고 했습니다. '아니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라고 하더라구요. 모르는 걸 예상해 보려고 예상이라고 하지 이미 답을 알고 있는 게 예상이겠냐고... 정말 이 정도 수준의 대화를 하는 사람과 일을 한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왜 자꾸 같은 질문을 하냐면서 화내는 모습을 보고 여긴 아니구나 생각했습니다.


  이 글의 주 사건은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했습니다. 설명절 전날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수제맥주와 와인 등을 다루는 비스트로였는데, 생맥주의 판매가 저조하다 보니 꽂아놓은 맥주의 퀄리티가 상당히 떨어져 폐기했습니다. 보통 생맥주를 꽂으면 삼일 이내에는 소진해야 퀄리티가 유지되는데, 이미 일주일이 지났던 걸로 기억합니다. 캐그를 오래 꽂아두면 맛도 상당히 안 좋아질뿐더러 탄산이 과하게 흡수되어 따를 때 거품이 미친 듯이 나옵니다. 저도 아까워서 최대한 써보려고 노력했던 거죠. 그리고 샘플이나 다른 무언가로 원가 손실을 막고자 했습니다. 어쨌든 내 돈이 아니고 남의 돈이니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함부로 할 순 없으니까요.


  폐기 결정을 한 그 맥주캐그를 배송하시는 분께 수거해 달라고 했지만 그 배송기사는 본인 판단대로 쓸 수 있는 거라며 수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세 번을 반복하다가 제 휴무에 그 기사에게 전화해서 수거해 가라고 다시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기어이 사장에게 ‘캐그를 뒤집어 놓으면 탄산이 빠져서 다시 쓸 수 있다’며 또 수거를 하지 않았습니다. 사장은 저에게 전화를 했고 그 배송기사 말대로 하면 탄산도 다시 빠진다는데 왜 폐기하냐고 따지기 시작했죠.


  “맥주 캐그를 뒤집어 놓으면 탄산이 다시 빠진다는 말도 맥주 쪽 일하면서 생전 처음 듣는 소리였고, 그렇게 탄산을 뺀다고 하더라도 이미 맛 자체가 퀄리티가 너무 떨어졌기 때문에 고객에게 팔 수가 없습니다. 원가는 우리가 목표로 한 35%를 초과하지 않을 거라 예상하고, 최대한 손실이 나지 않게 할 테니 오픈 초기부터 그런 거 아깝다고 고객한테 팔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이미 잦은 의견 다툼으로 사이가 안 좋아진 사장과 나의 관계는 다음날 정리되었습니다. 설연휴 시작 날 출근을 하니 평소에 아침 일찍부터 잘 나오지 않던 사장의 누나 분이 청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청소는 본인이 할 테니 사장과 면담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테이블에서 사장과 마주 앉았고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주류 원가 제가 계산해 보니까 46% 나오던데요."

  “어떻게 계산하셨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총매출이 000원, 현재까지 발주한 주류의 원가 000원, 부가세 제외한 매출로 계산하면 현재 39%, 아직 이번달 기간이 남았으니까 남은 기간 동안 주류 매출이 000원 발생하면 주류 원가는 충분히 잡힙니다. 혹여나 매출이 저조하다면…“

  “아 됐고, 저렇게 주류 버린 거 법무사에 이야기해 보니까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다는데요. 판매가 기준으로 민사 소송 걸 수 있어요.”


  이 부분에서 누나분이 이야기를 막았습니다.


  “그런 말은 하지 말고! 그래서 점장님은 여기서 일하는 것 어떠세요?”

  “저는 여기서 일 이어가고 싶습니다. 제가 뽑은 직원들도 있고, 아직 오픈 초기여서 어수선한 거지 몇 개월 지나면 괜찮아질 겁니다.”


  사실 여기서 내가 그만두는 모양새보다는 잘리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누나분은


  “(사장누나)우리는 고민해 봤는데 점장님 하고는 더 일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사장)월말까지 일한 걸로 급여 챙겨줄 테니까 오늘부터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결론은 맥주 얘기로 나에 대한 모든 신뢰를 잃었다며 나랑 일하기 싫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대로 저 또한 저렇게 감정적으로 맥락 따지지 못하는 사람과는 더 일할 수 없다 생각했습니다. 


  대략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전 곧장 매장을 나왔습니다. 버스를 타러 가던 도중 생각해 보니 지원해 주던 교통카드를 놓고 오는 걸 깜빡해서 다시 돌아가 문을 열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매장 포스를 자기가 데려온 주방직원과 열심히 뚫어져라 보고 있어서 순간 ‘뭐지?’ 싶었지만 카드만 사장에게 건네주고 바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홀직원에게 전화해 와인 재고 조사를 부탁했습니다. 매장 운영 상 와인 재산이 제대로 있는지 확인을 하고 인수인계는 필수이며, 수량이 맞지 않다면 사유를 작성하고, 적절한 사유가 없으면 제 책임하에 지불하고자 했던 거죠. 잠시 후 사장이 재고조사를 못하게 한다고 답장이 왔습니다. 이때부터 뭔가 쎄한 느낌이었습니다. 근데 뭐 인수인계받기 싫으면 어쩔 수 없지 하고 별생각 없이 지나갔습니다.


  다음 날 그 매장을 리뉴얼하기 전 같이 일하던 차장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너 혹시 현금 훔쳐갔냐?"

  "무슨 말이에요?"

  "네가 현금을 훔쳐가서 맥주 원가가 튄다고 의심하던데"

  "하... CCTV 보라고 하세요 그럼"


  뭔가 쎄한 느낌은 역시나였습니다. 망상환자인가... 이 사장이 내가 현금을 훔쳐갔다고 의심하는 이유가 그 매장은 쇼핑몰 안에서 운영하던 곳이기 때문에 월세 개념이 아니라 '수수료'의 개념입니다.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한 달 매출이 8천만 원이라면 15% 수수료라고 했을 때 12,000,000 천이백만 원을 내야 합니다. 그래서 현금으로 들어온 매출의 주문은 취소해 버리고, 그 현금은 돈통 맨 오른쪽에 따로 보관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그 매출만큼은 수수료를 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건 명백히 계약 위반 사항입니다.


  생각해 보니까 현금매출로 책정 안된 금액까지 다 합쳐서 원가 따지면 원가율이 더 내려갔을 거 아니야?


  아무튼 그렇게 한쪽에 빼놓은 현금은 자기가 장 보러 갈 때 빼가던 돈이었습니다. 물론 자기가 빼간다는 기록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 돈 일부가 없어졌다는 건데 애초에 얼마 있었는지도 모르는 돈이 어떻게 없어졌다는 걸 아는 건진 모르겠습니다. 증거는 없었고, 그렇게 현금매출을 등록하지 않은 걸 내가 왜 본사에 찌르지 않았는지 아직도 후회됩니다.


  뭔가 돈이나 원가 관련해서 계속 엮일 것 같아 재고조사를 마치진 않았지만 대략적으로 제 기억 속에서 고객들 대접한다고 드리거나 직원들과 테이스팅 한다고 오픈한 와인에 대한 금액 19만 원과 그 목록을 보냈습니다. 그 외에 맞지 않는 품목은 따로 얘기하라는 카톡을 남기고 털어버리려고 했습니다.


  3~4일 뒤 전화가 왔습니다. 재고가 맞지 않는 와인 목록을 카톡으로 보내며 '이 와인들이 안 맞는데요'라면서 통화를 했습니다. 약 12병 정도가 맞지 않는다고 보냈는데 보니까 제가 낸 19만 원 정도의 와인 4~5병 정도 와인 포함 지가 쳐마신 거, 지가 자기 지인 선물 준 것까지 안 맞는다고 합니다. 진짜 어처구니가 없고 '양심이 아주 말아먹었네'라고 생각하면서 차분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전 웬만한 건 다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이건 그때 사장님이 드셨던 거고, 이건 지인 분 오셨다고 선물한다고 했던 와인이고, 그리고..."


  내 말이 마치기도 전에 말을 자르며


  "아 그건 됐고, 어쨌든 기간이 지난 뒤에 돈을 준거로 '횡령'으로 신고 가능해서 신고하려구요."

  "나중에 주라면서요."

  "전 몰라요. 그래서 월급을 포기할래요 아니면 경찰에 신고할까요?"


   첨엔 나도 쫄려서 월급을 포기하겠다고 했다가 옆에 있던 친구가 고작 그런 것 때문에 270만 원을 포기하냐고 하길래 그냥 신고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현금에 대해서도 신고할 거라는 협박도 있었습니다. 제가 현금을 가져갔다고 혼자 시나리오 쓰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얼마 가져갔는데요?"

  "모르죠"

  

  그냥 돈 훔쳐간 새끼라고 자기 혼자 생각하고 싶었나 봅니다. 다행히 이건 증거가 없어서 신고는 못했죠. 


  세상 살면서 경찰 조사라는 것을 처음 받아봤습니다. 압박감이 진짜 말도 못 합니다. 그 와중에 따박따박 말은 다 했습니다. 경찰 조사 후 검찰로 송치되었습니다. 형사사건이어서 검찰에 송치되더라고요. 세상 살면서 검찰청까지 가봤습니다. 반성하냐고 물어보는 말에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지만 여러 번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말을 듣다 보니 그냥 수긍해 버렸습니다. 더 이야기했다가 정말 커질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검사님도 유죄라고 보진 않지만 이런 사건을 무죄라고 돌려보내면 피해자 측의 반발이 분명 심할 거라 약식으로 처리한다고 하셨고, 5월 28일 약식기소 벌금 30만 원으로 이 사건은 종결되었습니다.


  여기서 내 인생에 정말 큰 사건이었고 그때의 피해가 지금 24년 아직도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그때 당시 설 명절 지나자마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여러분 기억하고 계신가요? 2번째 우한폐렴 확진자가 터지면서 전국적으로 공포심에 빠져 굉장히 혼란한 때였습니다. 


  덕분에 저는 군대 다녀온 이후로 일을 한 번도 쉰 적이 없었지만 이때 저는 제 의지와 관계없이 2달간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동안엔 수익이 하나도 없었어요.. 진짜 인생에서 제일 힘든 시기였습니다. 사업을 하느라 받았던 대출을 갚지 못하기 시작하면서 독촉 전화에 시달리고, 집엔 먹을 것도 떨어져 가고, 생계가 힘들다는 걸 난생처음으로 경험해 본 시기였습니다. 말로 다 표현을 못해요 그때 감정은.. 경찰, 검찰을 왔다 갔다 하면서 멘탈이 터지는 와중에 일은 없어서 집에서 끼니 걱정을 하고 독촉 전화에 시달리고... 그래서 개인회생을 알아보느라 법무사사무실에 법원까지 왔다 갔다 하는 등 새로운 경험도 꽤 많이 했었네요.


  결국 신용회복으로 넘어가서 한숨 돌렸지만 당시에 내 인생에 가장 큰 어려움을 준 그 사장만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언젠간 꼭 복수할 겁니다. 기다리세요. 감히 내 등에 칼을 꽂았으면 그보다 더한 걸 감당할 각오를 해야죠. ^^넝담(아니에요)


  이 에피소드에서 깨달은 점이 정말 많았습니다.


https://litt.ly/lugis


  첫째, 돈과 관련된 건 관행 따윈 없다. 관리자라면 전부 서류화하고 서명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나 외식업에 계신 분들이나 진입장벽이 낮은 직업에서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나는 컴퓨터 잘 못해', '나는 엑셀 잘 못해', '아 굳이 그걸 뭐 하러 서류로 만들어 그냥 손으로 써' 이런 말 좀 하지 마세요. 서류화 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저도 아직은 서류화에 굉장히 미숙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어떠한 정보를 줄 때 손으로 써서 사진 찍어서 보내는 등의 비즈니스를 절대 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에 대해 대충이라는 생각을 하면 그런 것에 대해 대충대충 생각하는 곳에서만 일하게 될 겁니다. 근로계약서나 급여명세서 처리도 제대로 못하는 그런 곳에서 일하게 되는 거예요 계속.


  둘째, 법적인 것이나 행정적인 것에 대해서 틈이 날 때마다 정보를 알아보려 노력해야 합니다.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횡령에 대해 저도 저렇게 당하고 나서야 개념을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전에도 근로기준법이나 회사 내에서 지출결의서와 결재 등의 절차에 대해서 '그래도 외식업 일하는 사람 중에선 나만큼 아는 사람은 없지' 하면서 나름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헛똑똑이라고 생각한 부분이 어떤 점이냐면 경찰에 신고당했을 때 변호사에게 법적 자문은 구할 때 정말 충격적인 답변을 받았습니다.


  "오히려 그 와인값 19만 원을 송금했기 때문에 횡령의 증거가 되어버렸어요. 그렇게 보낸 돈이 횡령에 대해 인정한 꼴이죠."


  전 이후에 말썽이 될까 싶어서 했던 행동인데 오히려 이 행동이 내가 잘못을 했다는 시인을 한 꼴이 되어버렸고 제 무덤을 제가 파는 헛똑똑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뭐든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처한 상황이 아무리 다급하더라도 내가 알아보지 않고 내가 공부하지 않으면 당신의 처한 상황이 아무리 딱해도 당신 편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더 단단해져야 하고, 더 야무져야 한다고 더욱더 깨닫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그 외로 깨달은 점은, 이건 제 데이터베이스 중 한 가지로 자리 잡은 '편견'이기 때문에 참고만 하세요. 저는 자기 관리가 되지 않는 사람과는 이제 절대 비즈니스를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한가닥 삐져나온 코털 정도가 아니라 코털이 수북한 대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거나 살이 찔 순 있지만 살이 쪄서 배가 불룩한대도 티셔츠 한 장만 입고 티셔츠 밑으로 배가 보이는데도 신경 안 쓰고 가슴도 살이 쪄서 꼭툭튀가 되어도 신경 하나 쓰지 않는 등 이미지 적으로 아무 관리를 하지 않는 사람은 같이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비투스'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Habitus. 개인의 취향은 배경과 환경, 가치관, 분위기, 종교, 사상, 권력이나 계층과 같은 사회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혹은 그런 것을 모두 포괄하는 용어


  전 어릴 때 이런 교양 떠는 행동들을 이야기하는 게 유난 떤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겪어보니 이렇게 근본적으로 만들어진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해요. 비즈니스적인 태도는 아비투스와 비례합니다. 내 이미지를 중요하기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내가 하는 말과 내용, 태도에 대해서도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쓰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나이를 먹어도 말은 존댓말로 저를 대했지만 대화 태도나 사람을 생각하는 예의 자체가 없었고, 자기 방어를 충족하기 위해 나를 어떻게든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자 하는 어린애 같은 마인드까지 갖춘 사람이었죠. 그리고 여러 사람을 만나보니 이미지 관리를 하지 않는 사람과는 매번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이건 저만의 데이터이기 때문에 그저 참고만 해주세요.


  이렇게 제 인생에서 정말 크고 정말 창피했던 과거 썰을 한 번 풀어봤습니다. 창피한 이런 이야기를 굳이 글로 공유하는 이유는 이런 것들 하나하나가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올려봅니다. 예전부터 외식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위한 글을 써온 입장에서 요즘 들어 더욱 이 분야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뭐가 있을까를 습관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아직 제 작가의 서랍에 마저 쓰지 못한 글이 많은데 도움이 될 만한 글들 얼른 하나하나 완성해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litt.ly/lugis


작가의 이전글 요즘 알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