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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이타임 Jan 15. 2023

서른에 쓰는 산문

그래, 지금이 좋다

 서른이 되었습니다. 스물을 애타게 기다렸던 만큼은 아니지만 어딘가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던 스무 살처럼 서른에도 비슷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벌써 서른을 14일 살아봤는데 아직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왠지 슬픈 감정이 느껴집니다.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라는 노랫말이 떠오르는데, 역시 모든 건 마음에 달린 일이겠지요.


 서른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올해엔 만 나이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저는 딱히 반갑지 않습니다. 만 나이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라던지, ‘불혹’, ‘지천명’ 같은 단어에 담긴 느낌을 전해주지 못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서른이 되었습니다. 자랑스러운 점은 사랑하는 아내가 있고 사랑이 깊어지게 해주는 귀여운 아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두 사람을 생각하니 더 멋스러운 서른을 만들어가고 싶은 욕심이 듭니다.


 서른이 되어버렸지만 서른이라는 사실이 좋습니다. 내게는 과거로는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은 눈물겨운 장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들을 견뎌 온 내가 기특하게 느껴지는 지금입니다.


 서른이 된 기념으로 다짐을 하자면 앞으로도 이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래, 지금이 좋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 말입니다. 후회로 가득 찬 한숨보다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삶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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