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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inrich Apr 10. 2023

엔지니어 유형에 대한 단상

지난 15년 간 여러 회사를 다니며 많은 유형의 엔지니어들을 만나보았습니다. 개발자 유형을 정의하는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과 이해, 그리고 기술 자체에 대한 관심과 이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는 저의 관점을 짧게 공유해 볼까 합니다. 물론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는 많은 경우 회사나 팀에서 일정 시간을 보내야 얻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제 막 합류한 개발자에게는 약간 맞지 않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잣대로 문제를 바라보면 늘 그렇듯, 둘 모두를 가진 사람은 팀의 핵심이 되고, 둘 모두를 가지지 않은 사람은 팀의 마이너스 요소가 되기 쉽습니다.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고 기술에 대한 지식이 많은 개발자는 당연히 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야 하겠죠. 반면 둘 모두를 가지지 않은 개발자는 단순 작업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팀이나 개인이나 모두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게 쉽습니다.


문제는 둘 중에 하나만 가진 개발자의 경우입니다. 개인적으로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는 높은데 기술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부족한 개발자들이 같이 일하기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개발자들은 팀에서 일한 시간이 오래된 경우가 많습니다. 팀에서 오래 일했으니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자연스레 깊어진 것도 있겠죠. 조금 위의 구분법과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오래 일 한만큼 다양한 시스템 장애를 많이 겪어봤기에 다양한 해결책을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을 때 이 사람들을 가장 많이 의지하게 되죠.


반면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하거나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수정하는데 비 생산적이었던 것도 이 부류의 개발자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프로젝트들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가 많기 마련인데, 특별한 기술적 근거 없이 보수적이거나 부정적인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거 원래 잘 안돼. 내가 잘 알아.“ 정도로 더 이상의 논의를 막아버리고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도록 이끌어가는 케이스입니다. 이해관계자들은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개발자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어 결국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데 큰 어려움이 있게 되죠.


최근에도 이런 유형의 개발자로 인해 골치를 썩고 있습니다. 처음도 아닌데 이런 유형은 여전히 같이 일하기 쉽지 않네요. 차근차근 설명해서 거의 이해를 시켰다 싶으면 “그냥 안돼” 정도로 이야기를 끊어버리니 아주 힘듭니다. 이런 사람들과 잘 일할 수 있어야 더 성장하는 것일 텐데, 아직은 방법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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