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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인 Jul 26. 2023

역시 인생은 실전입니다

아는 것과 겪는 것의 차이

지난달 남편과의 9주년을 기념하면서 도쿄로 8박 9일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좀 이른 여름휴가이기도 했어요. 겉포장은 그런 수식을 붙였지만 제게는 앞으로 할 계획 여행이기도 했고요. 머릿속을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곳과 낯선 언어, 문화를 접하면 답답한 마음이 풀리더라고요. 그리고 무겁게 자리 잡은 머릿속 상황을 남편과 이야기하고 싶어 떠나자고 제안했습니다.


익숙한 곳을 떠나 '나'를 내던져 버리는 것은 일상생활의 안일함, 편안함, 지루함, 권태 등을 날려 버리기 좋습니다. 현재 당면한 심각한 문제들이 문제로 다가오지 않더군요. 도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그곳의 공기를 마시면서 놀러만 다닌 것 같지만 여행이 끝날즈음 결국 머릿속에 남는 건 '제가 하고 싶은 일'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공유 오피스 이사였어요. 마침 월세를 내야 하는 시기였는데 궂은 장맛비 때문에 저의 반지하 1인 사무실이 곰팡이 냄새로 가득 차 버린 거 있죠. 저는 옳다구나 했어요. 이건 신의 계시인 듯싶었습니다. 아니 명리학을 연구하는 입장에선 '자연의 이치'였죠. (신도 믿지 않으면서 이럴 땐 꼭 신을 찾네요) 바로 근처에 20만 원을 더 주고 2인실 공유오피스로 입주했습니다. 막연하게 상담업을 개시해야겠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마침 '이사'는 좋은 빌미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그날로 제가 할 수 있는 분야의 상담부터 시작하자며 간이과세자로 사업자를 등록해 버렸죠. (원래 일반과세였는데 폐업하고 간이과세로 다시 바꿨다는 초보 사업자의 썰도 나중에 풀겠습니다)


이번주가 개시 3주 차가 됩니다. 만으로는 2주고요. 감사하게도 블로그를 보고 찾아주시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아무도 문을 두드릴 것 같지 않았는데 블로그에 유명인 사주 풀어놓은 것과 사주에 관한 저의 몇몇 의견을 읽고 찾아온 고마운 분들이셨습니다. 저의 전문 분야는 연애와 궁합 사주 상담인데, 상담하다 보니 인생 전반을 이야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심지어 어제는 세 명의 가족을 모두 봐달라는 가족 사주 상담까지 하게 되어 생각한 것과는 달랐지만 감사하게 흘러갔습니다.


실전으로 겪는 사주 상담은 이론과는 천차만별이었습니다. 물론 이론을 기반으로 내담자에게 말씀드리지만 사주 당사자와 이야기해 보니 더 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었죠. 지금은 이 세계를 하나씩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역시 인생은 실전이에요.


3년 전의 저의 삶과 비교하면 지금은 지구 정반대 세상 사람들처럼 사는 기분입니다. 삶이 180도 바뀐 만큼 스스로 많이 성숙해지고 성장했습니다. 과정에서 뼈저리게 아픈 날들도 많았지만요. 앞으로도 안 그러리란 보장은 없지만 성장통이라 생각하고 겸허히 받아들일 겁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감사하며 늘 배우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진심을 다해 상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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