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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대표 Feb 26. 2021

4세대 남돌은 열렸을까?

당신이 알아야 할 KPOP 4.0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엔 수많은 아이돌을 구분하기 위한 효과적인 용어가 있다. 그 마법의 단어는 바로 ‘세대(generation)’라는 용어이다. 특정 기준(ex. 메가히트곡 / 신드롬 급 인기)으로 세대를 규정한 후, 해당 기준을 충족한 그룹이나 곡이 나올 때 세대가 바뀌는 방식이다. 얼핏 들으면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예시를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현재 남자 아이돌은 전문가들과 팬들 모두 3세대까지 나왔다고 생각을 한다. 1세대는 당연히 HOT와 젝스키스로 대표되는 ‘아이돌 팬덤’의 시기이며, 대표곡으로는 '캔디'와 '커플'이 있다. 2세대는 동방신기와 빅뱅 등 ‘조직화된 팬덤’, ‘대중성을 갖춘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갖춘 세대로, 대표곡으로는 ‘거짓말’, '주문-MIROTIC'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익숙할 3세대는 ‘KPOP의 세계화’가 특징으로, 엑소의 ‘으르렁’이 세대를 연 곡으로 평가 받는다. 이처럼 ‘세대(generation)’라는 단어는 해당 시기를 규정하고 특색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그리고 KPOP도 음악 산업이기에, 세대를 열기 위해선 빅뱅의 ‘거짓말’, 엑소의 ‘으르렁’처럼 메가히트곡이 필요하다. 신박한 안무, 신드롬적인 인기, 멋진 컨셉 등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좋은 곡'이 모든 평가의 기준이 된다. 

너 아이돌 누구 좋아해?가 아니라 엑소 중 누구 좋아해? 였던 시절.jpg

그런 면에서 4세대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4세대는 분명 이전 세대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 19, 프로듀스 시리즈 열풍으로 산업 자체가 뒤바뀌고 있고, BTS, 엑소처럼 3세대 남돌이 아직 막강한 팬덤을 유지하며 롱런하고 있다. 게다가 유튜브, 유니버스, 위버스, 브이앱 같은 플랫폼까지 새로 등장하고 있기에, 당장 2~3년 전하고 비교해도 차원이 다른게 현재의 KPOP 시장이다. 이런 격변기 속, 4세대 남돌들은 여러 굵직한 사건과 앨범들을 거치며, 차차 새로운 세대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남자 아이돌은 NCT, 스트레이키즈, 더보이즈, 에이티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다섯 팀이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주가 될 4세대의 등장 배경과 특징은 무엇일까?


4세대의 등장 배경 첫 번째는 이전 세대의 군백기이다. 군백기는 ‘군대로 인한 활동의 공백기’를 뜻하는 것으로, 특히 남돌에겐 이전 세대와 현재를 가르는 분기점이 되고 있다. 일례로 2,3세대에 왕성히 활동하던 엑소, 비투비 등의 입대를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군입대는 엔터 산업에 있어서 성공적인 세대 교체 기회였다. 기획사들은 자사의 주력 아이돌이 입대한 사이, 후배 아이돌을 키울 수 있는 시간과 자금을 얻게 된다, 후배 아이돌 또한, 선배 아이돌의 군백기를 틈타 해당 팬덤을 흡수하고 방송 출연, 앨범 발매 등의 기회를 더 잡을 수 있게 된다. KPOP이 이렇게 성장한 것 또한, 군입대를 통한 주기적인 사이클의 반복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빠르면 3년, 늦어도 7년 안에는 수 많은 소속사에서 새로운 그룹들이 발표되며, 이전 세대의 바통을 이어받게 된다.


4세대의 등장 배경 두 번째는 코로나 19의 영향이다. 엔터 산업의 주 수입원은 콘서트와 행사인데,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게 막혀버렸다. 기존 세대 아이돌들은 콘서트를 통해 코어팬덤을 결속시키고 다양한 MD 상품과 콘텐츠를 제공한다. “콘서트 한 번 다녀오면 탈덕하기 쉽지 않다.” 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등장으로 3세대의 공연 활동이 스탑되고, 군 입대는 더 가속화 되었다. 4세대는 이 기회를 통해 3세대의 코어팬덤을 흡수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해외활동이 제한되었는데, 4세대는 이에 맞춰 유튜브, 브이앱 등의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자체 콘텐츠를 내보내고 있다. 대면은 불가능해졌지만 비대면 콘텐츠를 통해 세계와 접하는 전략으로, 이전보다 적은 리소스로 더 높은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외에도, 중국의 한한령, 트로트 유행을 통한 팬덤 문화 성숙화 등이 이전 세대와는 다른 변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4세대의 특징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는 (선)해외진출, (후)국내진출 전략이다. 3세대로 대표되는 EXO, BTS가 워낙 강력했던 탓에, 4세대는 해외 진출을 첫 목표로 삼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해외에서 먼저 팬덤과 실력을 쌓은 후, 국내에 상륙하는 전략을 취했고, 이들이 다시 국내로 돌아올 때는 성숙한 실력과 프로듀싱 능력 그리고 든든한 외국 팬덤을 몰고 돌아오는 것이다. 마치 성공한 조기 유학파의 느낌이랄까? 해당 케이스의 대표격으로는 에이티즈가 있다. 


프로듀서 출신 CEO

두 번째로는 상향 평준화된 남자 아이돌 판이다. 대형 기획사들은 물론 다양한 중소 기획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성공한 게 바로 직전 세대(2008년~2014년)의 아이돌 판이었다. 이들이 각자의 노하우와 컨셉을 가지고 데뷔시킨 4세대 아이돌은, 명백히 이전 세대 아이돌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데뷔하게 되었다. 그리고 빅히트의 방시혁 프로듀서, RBW의 김도훈 프로듀서 등 프로듀서 출신 CEO들이 회사를 차리니, 음악적인 수준 또한 단순히 후크송이라고 놀림 받던 시절과는 엄청난 갭 차이를 보인다.



마지막으로는 심화된 경쟁이다,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데뷔한 팀과 파생 그룹들, CJ, 카카오M 등 대형 자본의 입김이 들어간 아이돌 그룹의 데뷔 등, 4세대 아이돌은 그 시작부터 수준 높은 경쟁을 치뤄내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자체 콘텐츠 개발, 새로운 컨셉 시도 등을 거듭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마라맛 컨셉을 개척한 스트레이키즈, 넘사벽 세계관과 다양한 컨셉 소화력을 갖춘 TXT가 있다.


이외에도 4세대 아이돌은 복잡하고 구체적인 세계관의 도입, 위버스, 유니버스, 브이앱 등 새로운 플랫폼의 적극적인 활용 등을 특징으로 삼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윤석준, 박지원, YG 엔터테인먼트의 황보경 등 전문경영인들이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수장이 된 후, KPOP 산업은 더욱 더 복합적인 산업체의 모습을 띄게 되었다. 조만간 4년제 대학교에서 KPOP 전공이 정식으로 등록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해마다 더 발전하고 구체화되고 있다.


앞단에도 말했다시피, 아직 메가히트곡이 나오지 않았기에 정확히 4세대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들의 미래는 밝다. 엠넷은 킹덤을 런칭하며 본격적으로 4세대 아이돌들을 조명하기 시작했고, 3세대 그룹들의 입대가 가속화되며 그 빈 자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위버스, 유니버스 등 플랫폼은 매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고 정부 또한 KPOP 산업에 집중하며 관련 법안과 규제 등을 완화하거나 바꾸고 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15년 넘게 KPOP 산업을 지켜보며, 요즘같은 시기가 있나 싶다. 돛을 단 배처럼 누군가 그 배에 올라타기만 한다면,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같다. 그렇기에 4세대는 이제 곧 열리게 될 것이고, 과연 그 시작을 누가 열게 될 것인지 정말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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