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상처는 기억이 아니라 경고였다

너의 마음에는...| EP.04 기억의 광장

by 마리엘 로즈


주제: 오래된 상처의 상징
역할: 이 도시의 중심축




마음에는 누구나 한 번쯤
반복해서 돌아오게 되는 장소가 있다.


의식적으로 찾지 않아도
비슷한 상황만 닿으면
늘 같은 지점에서 멈춰 서게 되는 자리.


이곳을 나는
기억의 광장이라 부른다.


광장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다.
특정한 하루도 특정한 사람도 아니다.


여러 번의 비슷한 감정이
겹치고 포개지고 축적되면서
하나의 상징처럼 굳어진 지점이다.


그래서 이곳에 서면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먼저 올라온다.


이미 끝난 일인 줄 알았는데,
이미 지나간 상처인 줄 알았는데,
몸과 마음은 여전히 같은 방향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이곳은
당신을 괴롭히기 위해 생긴 장소가 아니다.


오히려 반복되는 상처로부터
당신을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반응하도록 만들어진 지점이다.


다만 우리는 그 반응을
종종 이렇게 오해해왔다.


“내 마음이 다쳤다.”
“나는 아직도 상처에 갇혀 있다.”


그래서 이 광장을
‘상처 그 자체’로만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기억의 광장은
상처의 전시장이 아니라
경고등에 가깝다.


비슷한 위험이 다시 다가올 때,
이미 겪어본 고통을 반복하지 않도록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내는 장소다.


이유 없이 불안해지는 순간,
작은 말에도 과하게 움츠러드는 반응,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


이 모든 것은
당신이 약해서 생긴 것이 아니다.


이 광장이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곳이 도시의 중심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자주 호출되었고,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
그만큼 당신을 오래 지켜온 자리이기 때문이다.



기억의 광장은
지워야 할 곳이 아니다.
피해야 할 장소도 아니다.


다만 이곳을
‘나를 망가뜨린 상처’가 아니라
‘나를 보호해온 반응의 중심’으로
다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바라보는 순간,
이 광장은 더 이상
당신을 붙잡는 장소가 아니라
다음 길을 선택하게 하는 기준점이 된다.


이 도시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가장 오래 불을 밝혀온 자리.


그게 바로
기억의 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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