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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니 Apr 02. 2024

연애 중

진짜 봄이 왔네요.




6개월 전 쯤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사랑'이라는 말에 나름의 기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사랑한다.'고 이미 말했으니 '사랑'이 맞겠지요.  


저는 '사랑'에 큰 기대치가 있는 사람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타인과는 공존할 수 있을 뿐 섞일 순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가까웠죠. 기적이 있다면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그런 제게 6개월 전 쯤, 조금은 기적 같은 일이 생긴 것 같아요. 


흔히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이 사람이 어둠 속의 제게 손 내밀어줬어요. 어두운 동굴에서 저를 꺼내 줬어요.’ 하지만 그는 제게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그 친구는 제가 아주 오랫동안 어두운 동굴 속을 헤매고 버티다가, 스스로의 힘으로 걸어 나와서 비로소 만나게 된, 제게 선물 같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제게 그 깊은 동굴을 홀로 걸어 나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알아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요즘 알아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충분히 깨달은 나이가 되어서 그를 만난 것을 몹시 감사하고 있답니다. 


아마 저는 그가 없는 세상도 씩씩하게 잘 살아낼 거에요. 다만, 그가 있으면 더 즐겁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도 저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단언합니다.  


그래서 그로 맺은 나의 2023년에는 한 톨의 후회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로 열은 2024년은 대부분 따뜻하네요. 제 긴 방황이 가득한 브런치에 '행복'을 논하는 글을 쓰는 감회가 남다르고, 뿌듯하고, 보람차네요. 봄입니다. 진짜 봄이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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