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행복무새
요즘 우리 엄마는 ‘행복’무새가 되어버렸다. 엄마의 행복학개론에는 어떠한 이론도 없었으나, 그저 자식들의 입꼬리가 잠시라도 바닥을 향하면, 엄마는 화들짝 놀라 당신만의 방법을 쏟아낸다. 평소엔 먹지도 않는 과자를 한 박스 사서 보내는 등의 내가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행위들로 말이다. 나는 가끔 그것이 엄마 만의 이별 준비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항상 안절부절한 그녀에게, 사람이 1년 365일 24시간 행복할 수는 없어, 라고 조금 건방진 위로를 건네곤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녀의 반응은 항상 ‘안돼. 안돼. 행복해야 돼. 무조건 자기 자신이 행복해야 돼.’로 일관된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더 부연설명하고 싶지만 매번 삼키는 말이 있다. 세상 일은 늘 새옹지마라고, 우리 인생에 그동안 작지만 큰 좌절과 상처, 그리고 고통이 있어왔기 때문에, 엄마 딸은 항상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한 면역이 있다고 말이다. 어느 날 행복하지 않아서 슬프거나 괴롭지 않은 것은, 이 불행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매번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사람만 만나고 좋은 일만 겪을 수 있지 않다는 걸 배운 세상살이 덕분에, 나는 내 몸에 건전한 항체가 가득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가끔 입꼬리가 바닥으로 잔뜩 추락한 날에도,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만하면 나는 평균적으로 행복한 편인 거 같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