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8 Tue
가장 사랑하는 달이라고 설명했던 지난 나의 한 달이 참 힘겹고 고달프게 흘러갔다. 정말 우울한 것은 우울한 일 그 자체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일이 하나도 없을 때에 올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은 지난 며칠이었다. 아니 어쩌면 행복한 일도, 좌절의 먹구름 뒤에서 빛을 보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가장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렸고, 또 나의 부주의함때문이었고, 그 슬픈 직감이 틀린 적이 없었고, 몸이 너무 아팠다. 그리고 늘 축복받았던 생일이 점점 아무 날이 아닌 것처럼 되어버리는 나이 들어감에 대한 고독을 실감했다. 그래서 나는 마주치는 사람과 마주치는 공기와 세상이 하나도 반갑거나 기쁘지 않았다.
예전에 어디선가 ‘나는 오늘 행복하기로 마음먹었다.’라는 글을 보고 참 좋아했던 적이 있었다. 내 행복은 내가 결정짓는 것이라는 주체적인 그 문장이 좋았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내가 되기를 늘 바라 왔다. 그런데, 아무리 애를 써도 웃음이 나질 않았다. 아무리 나를 위한 일을 해도 기쁘지 않았다. 지난 며칠간, 내 기분의 주인은 내가 아니었고, 내가 고작 내 한 몸의 주체도 될 수 없다는 사실에 너무 마음이 아파 우울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중고가전제품 매장에서 다 낡은 갤럭시 S3 핸드폰을 사서 돌아오는 길, 이미 돈을 많이 썼음에도 불구하고 마트에 가서 그간 비싸서 먹지 못했던 스시롤을, 나름 기분 전환을 위해 사 왔다. 돈 한 푼 한 푼에 손을 벌벌 떠는 나였기에 꽤 큰 일탈이었다. 헤어 나올 수 없는 외로움과 우울함의 무게가 백 유로가 넘는 큰돈보다도 무거웠으리라, 이제 와서 지레짐작해본다.
오늘 집에 오는 길에 생각했다. 행복한 일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감사한 일을 찾아보자고. 오늘부터 감사한 일을 매일매일 3가지씩 적어보려고 한다. 게으른 내가 며칠이나 제대로 적을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