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5

2017.02.27 Mon

by 오르니




오늘은 많이 아팠다. 머리가 깨질 거 같아서 친구들이랑 통화를 하는 내내 표정관리가 잘 되지 않을 정도였다. 온몸이 너무 아파 제발 이 하루가 빨리 지나가길 바랐다.


저녁이 되어서야 겨우겨우 조금 잦아든 두통을 꾹 참고 장을 봐서 치킨 스테이크를 했다. 밥이라도 제대로 먹어야 멀리 있는 엄마가 슬퍼하지 않을 거 같았다. 그런데 웬걸, 스테이크가 너무 질겨서 한 입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고, 결국 다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나니 이제야 느지막이 서러움이 몰려온다.


그리 벗어나고 싶었던 요란스러움과 북적거림으로부터의 도피가 주는 삭막함이 이렇게까지 서글프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내 탓이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외롭고 기댈 곳 없는 생일이지만 조용히 생각하고 간섭받지 않으니 감사하자고 다짐에 다짐을 했건만. 결국 불과 몇 시간 만에 나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졌다. 참 간사한 내가 싫은 하루였다.








작년 생일에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한 살, 두 살 먹어갈수록 점점 생일이 다른 어느 날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날이 되어간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오늘, 작년의 걱정과 생각이 고스란히 현실이 되어버렸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누군가의 말처럼, 주변으로부터 하나씩 애정을 잃어가는 과정이라는 말에 또 한 번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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