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지 않습니까? 물론 비슷한 발음도 있지만 전혀 엉뚱한 발음도 있습니다. 언어학에선 자의성로 이를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한 나라 안에선 어떨까요? 시에 나오는 ‘검은등뻐꾸기(딴 이름 ‘홀딱벗고새)’는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표기합니다. 일단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대로 다 적어봅니다.
'첫차 타고 막차 타고', '언짢다고 괜찮다고', '혼자 살꼬 둘이 살꼬', '너도 먹고 나도 먹고', ‘작작 먹어 그만 먹어’, 그리고 스님 귀엔 '머리 깎고 빡빡 깎고'로 들린다는 우스개도 전합니다.
오늘 시에 나오는 홀딱벗고새란 이름에 얽힌 불교 전설이 둘입니다. 하나가 시에서처럼 공부를 게을리 한 스님이 환생한 새라는 설. 즉 수도에 정진하던 스님이 남편을 저승에 보내고 명복을 빌기 위해 절을 찾아 탑돌이 하던 여인의 모습에 마음 빼앗겨 공부를 소홀히 하였는데 그 스님이 환생하여 전생의 게으름을 후회하며 우는 새가 되었다는 설.
둘째는 한여름에 스님이 공부하다가 너무 더워 개울에서 발가벗고 목욕할 때 그 새가 보고 놀리느라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울기에 전해졌다는 설. 셋째(제가 만듦)는 수행하는데 승복도 거추장스러우니 몸에 걸친 모든 걸 다 벗고 용맹정진하는 모습을 본 새가 그렇게 소리냈다는 설.
내년 봄이면 우리 집 뒤 산 위에서 '홀딱벗고새'가 울어댈 겁니다. 아상도 망상도 홀딱 벗고, 욕심도 성냄도 어리석음도 홀딱 벗어 던져야 할 텐데...
*. 우리 귀에 ‘뻐꾹 뻐꾹’ 하고 들리는 새는 일반적인 뻐꾹새며 ‘홀딱벗고새’가 아닙니다. 한 번쯤 들어봐도 기억하지 못할 겁니다. 왜냐하면 들어볼 때마다 소리가 다르게 들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