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오늘의 모래가 밀려오는 바다로

by 이덕준

어느 날, 아이는 내가 쓴 육아일기를 보고 한 참을 울었다.


너는 오늘을 잊겠지만, 엄마는 오래도록 기억할게.


정말로 아기 때 기억이 하나도 나질 않는다며 울었다. 모든 시간은 잊힌다. 기억의 너머로 사라진다. 일부는 풍화된다. 그렇게 시간의 바람에 닳아, 조각나고 약해지고 흐려진다. 온전하게 남은 어떤 기억을 모래밭에서 조개껍데기를 줍듯이 주워 기록하려고 한다. 오늘의 일부를 모으고 모으면 모래성 같은 아담한 이야기성을 이룰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오늘의 조각아 이리 오렴. 이제 나와 가자. 나의 바다로. 나의 모래사장으로. 너를 성으로 만들어줄 너의 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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