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버스데이 투미
나의 생일이 돌아왔다.
고백하건대, 단 한 번도 행복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행복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 매번 행복을 찾아 헤매는지도 모른다. 이상하게도 그쯤엔 외롭고 더 슬프다. 행복해지고 싶어서 더 우울하다. 언제나 그랬다. 그러지 않고 싶은데 그래도 그랬다. 내일은 운동을 하고 우동을 먹어야지. 생각했었다.
내일 오전에 우체국에 들렀다 운동을 갔다가 우동을 먹어야지. 카페에 가서 커피도 한 잔 사 먹어야지. 다이어리를 준비하지 못했다. 그 흔한 스타벅스 다이어리도 올해는 없다. 아무 종이를 들고나가 내년에 하고 싶은 몇 가지를 기록해야지. 밀린 책도 읽고. 집안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거다. 미역국도 끓이지 않고 제야의 종소리도 듣지 않고 잠을 자야지. 아무 날이 아닌 것처럼 하루를 보내야지. 생일 축하를 받고 싶어서 매장 직원 몇 명에게 말을 꺼냈다. 참, 편지는 못 받을 것 같으니까 나라도 나에게 편지를 써줘야지. 축하는 어려우니까 조용히 남몰래해야지. 태어나서 축하하는 게 아니다. 올해 나는 생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한번 생일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건 생일을 축하하는 게 아니라 나의 생을 토닥이는 일인 것이다. 토닥토닥.
살아내 줘서 이렇게도 구차했던, 처절했던, 수치스러웠던, 괴로웠던, 숱하게 고민했던, 포기하고 싶었던, 정말 죽는 게 답일 것 같은 이 한 해를 죽지 않고 살아내 줘서 고마워. 생일 축하해.
지난날의 나에게. 그리고 내일의 나에게.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