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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림이 언니 최윤순 Oct 30. 2023

여전히 서툴기만 한 우리의 사랑


                       

첫 행선지와 큰 그림만 그리고 무작정 떠나려는 즉흥적, 무계획 형 남자

무엇인가 예약했을 때 더 안정감을 느끼는 적극적, 계획 형 여자

여행 떠날 땐 여전히 충돌이 잦다


찌는 듯한 날씨에 아침 식사 준비만으로 땀범벅이 된 여자

분주한 식사 준비 소리 전혀 개의치 않고 

물에 적신 솜이불처럼 온몸을 소파에 내던진 남자

밥 먹자고 부르면 ‘네~’라고 풀기 없는 목소리로 답한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절대 미각의 소유자인 남자  

자기 본능에 순응하듯 분연히 몸을 일으켜 세워 

향수 어린 음식을 턱 하니 대접하는 남자


방송에서 본 음식을 건성인 듯 세심한 눈썰미로

사랑과 정성 담아 만든 아부지표 만능 맛 간장

병에 곱게 담아 딸에게 슬그머니 전하려 태풍처럼 다녀오는 남자


만능 맛 간장으로 각종 채소 버무린 나물 반찬 그득하면 

딸 마음에도, 여자의 마음에도 서툰 사랑이 흐른다


이런 정겨운 구석은 여전히 서툰 우리의 사랑을 지속시키는 힘

자기 삶에 아름다운 색깔을 입히고

넉넉하고 의리 있는 동지애로 거듭나는 여자와 남자

우리의 사랑은 여전히 서툴게 흐른다




<나태주의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를 눈으로 한 번, 가슴으로 한 번,

 소리 내어 한 번 총 세 번 읽고 음미하라. 교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이 시를 배우며 저도 한 번 써 봤어요. 

















울릉도 예림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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