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협성문화 재단 New Book Project 공모전을

by 진향림 최윤순


요즘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저 역시 오래전부터 글을 써 왔고 언젠가 제 이름으로 된 책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 로망이었습니다. 여러 출판사에 투고해 봤지만,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러던 중 한 후배가 귀한 정보를 전해주었습니다. “선생님, 협성문화재단에서 책 만들어 주는 New Book Project 공모전이 있어요. 선생님은 이미 원고가 준비되어 있으니 한번 도전해 보세요.” “그래? 그럼 사이트 공유 부탁해.”


그 이름도 멋진 ‘뉴북 프로젝트!’ 나는 처음 들었지만, 벌써 10회째를 맞는 역사가 있는 공모전이었습니다. 나는 정보를 찾는 것은 좀 어리숙하지만 누군가 전해 주는 정보는 반드시 실천하는 편이라 곧바로 공모전에 대해서 알아봤지요.

공모 분야에는 다섯 가지의 지정 테마가 있습니다. <문화, 예술, 여행, 나의 어머니(아버지), 나의 열정과 경험을 담은 글>. 시와 소설은 제외되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합니다. 5개 분야에서 자기의 콘텐츠를 찾아서 응모하면 됩니다. 저는 이 중에서 ‘나의 열정과 경험을 담은 글’을 선택했어요.

예전부터 투고하느라 준비해 둔 글을 정리해서 공모전이 원하는 양식대로 제출했습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지원을 했어요. 당선되면 300권의 책을 무료 제작해 주고 출판 기념회도 열어 준대요. 게다가 도서 제작 전문가와 협업해서 괜찮은 책이 출판될 거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드디어 7월 초순 1차 합격자 발표가 났습니다. 영광스럽게도 저는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10명 안에 들었습니다. 제가 출품한 작품은 바로 『판 깔아 주는 흥 많은 할머니』 였습니다. 10명 중에 5명을 뽑는 2차 면접에서 각 분야에 1명을 뽑는 게 아니라, 전원 탈락할 수도, 2명이 다 붙을 수도 있었습니다. 무조건 5명의 우수 작품을 선정하는 것으로 그 공모전의 목적에 맞는 글을 뽑나 봐요. 저는 1차를 통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제 글의 가능성과 콘텐츠의 힘을 보고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문제도 정답도 없는 시험을 위해 나름대로 면접지를 만들었어요. 특히 이 공모전은 면접 장소에 가는 교통비까지 지원해 줘서 굉장히 대접받는 기분이었어요. 2025년 7월 22일 잊히지도 않네요. 정말 뜨거운 날이었어요. 내 인생의 최고 행운을 안을 수도 있다는 큰 기대를 품고 KTX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면접 장소는 협성건설에서 건축한 북두칠성 도서관 내 ‘글 고운 학당!’ 그 도서관은 천장이 유난히 높고 예술적인 품격을 갖춘 공간처럼 느껴졌어요. 그날은 휴관일이라 조용하니 엄숙함마저 들었습니다. 너무 떨려 점심도 먹지 못 하고 준비한 면접지를 들고 열심히 중얼거렸습니다. 다른 면접자들도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어요.


면접관들은 4명의 작가였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한 작가도 있었어요. 그분들을 만나니 굉장히 떨렸지만 영광이었어요. 요즘 대세인 황혼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면접관이 저에게 툭 질문을 던졌어요. “작가님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순간 입이 딱 얼어붙어 제 생각을 온전히 전하지 못했어요. 평소에 그런 질문을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살았거든요. 그렇지만 사실 제가 현재 하고 있는 일 자체를 조곤조곤 말했으면 됐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왜 그렇게 어렵게 생각했는지 당황해서 아무 대답을 못 했습니다. 또 한 면접관은 “요즘 조부모 육아가 대세인데, 작가님 글에는 손주들과 너무 달콤하게 지내는 모습을 담고 있어요. 손주 돌보는 게 얼마나 어렵습니까? 그런 어려움이 좀 더 들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손주들과 힘들게 보냈던 지난한 날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어요.

눈물을 훔치며 말했습니다, “아니에요. 제 원고에도 그런 힘들고 긴박한 상황이 들어 있어요. 울면서 쓴 글이 얼마나 많은데요.” 순간 ‘원고 선택을 잘못했나? 제목이 너무 튀었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습니다.



2차 합격자 명단.jpg


(2025년 뉴북 프로젝트에 합격한 다섯 명 작가와 작품. 축하합니다.)


공모전마다 목적과 색깔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이 공모전은 시대적인 흐름을 담은 주제가 들어있는 작품을 지향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는 2차 면접을 통해 제 글의 방향성을 정확히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어요. “인생의 큰 영광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음이 아니라, 실패할 때마다 딛고 일어서는 데 있다.”라고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말했어요. 이런 작은 실패 경험들마저 저에게는 소중했어요. 바로 이런 경험들이 우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니까요. 저는 그때 준비한 원고로 이번 11월 17일 『판 깔아 주는 흥 많은 할머니』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책을 출간하고 싶다면 협성문화 재단 New Book Project 공모전에 도전해 보세요. 이 공모전을 통해서 이미 많은 작가가 탄생했습니다. 협성 문화 재단은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여러 공모전을 열고 있습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오고 꿈꾸는 자에게 행운이 온다고 하잖아요. 여러분도 준비하고 도전하세요. 이 외에도 청소년과 일반 시민들의 독서를 장려하고자 <협성 독서왕 독후감 공모전>도 있어요. 책 읽는 걸 좋아하는 독자들은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New Book Project 공모전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 역시 다른 콘텐츠로 다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http://www.hscf.co.kr/kor/index.php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책 출간 도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