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안유 Aug 22. 2021

공무원 역량 강화의 핵심은 '행복 고수(高手)' 만들기

행복은 전이되기 마련  

    

나는 공무원이 행복해야 나라가 행복하다고 믿는 사람 중 하나다. 중앙 정부 부처부터 주민 센터까지 수많은 공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좋은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지자체와 국가 번영의 첫 단추라고 본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다른 단추도 어긋나기 마련, 지자체와 국가 번영의 첫 단추인 공무원 역량 강화의 으뜸은 공무원을 웃게 만드는 거다. 만약 웃음이 사라진 공무원이 주민 센터 복지 업무를 담당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자신도 모르게 말이 퉁명스럽게 나가 일을 보러 온 주민이 불편할 것이고, 여기서 더 나가 사태가 되면 공무원 갑질로 비화될 수도 있다. 물론 주민이 먼저 어깃장을 부리는 수도 있을 거다. 이럴 때 공무원이 행복하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공무원 역량 강화의 핵심은 공무원 개개인의 행복 충전이다. 

     

공무원이 행복해지려면 여러 가지가 수반된다. 우선 먼저 자신의 업무에서 고수(高手)가 되어야 한다. 하나에서 열까지 놓치는 것 없이 모두 꿰고 있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능동적으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으면 따봉이다. 세상 모든 일이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업무에 관한 지식이 풍부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에 직면해도 여유를 잃지 않고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공무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짤 때 우선 먼저 직무 능력 강화를 앞에 놓는다. 자신의 직무를 통섭하고 웃음 가득한 얼굴로 능숙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을 만나면 주민은 당연히 마음이 든든해진다. ‘국가가 나를 위해 존재’한다고 믿어 신뢰감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우울도 전이되기 마련   

  

해당 기관의 비전과 목표를 검토하고 필요로 하는 직무 능력이 뭔지를 파악해서 맞춤 직무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실행하는데 이 부분에서 어려움이 좀 있다. 직원의 니즈가 뭔지, 또 시급하게 요구되는 직무 능력이 뭔지를 파악하기 위해 담당자에게 자료를 요청하고 수강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울컥 눈물이 날 때가 많다. 공무원 교육 의뢰를 받으면 그 순간부터 나는 해당 기관의 공무원으로 빙의한다. 연기자가 대본을 받으면 맡은 역할에 빙의되어 전혀 다른 사람으로 살 듯이 나도 그렇다. 그런데 드물기는 하지만 장사꾼 취급을 받을 때가 있다. 전문가와 함께 최적(最適)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해당 프로그램 최고의 전문 강사를 모시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명성과는 다르게 실제 퀄리티가 낮은 분도 계시고 유명하지는 않지만 퀄리티가 높은 분도 많다. 공무원 역량 교육에서는 명성과 퀄리티의 균형이 필요한데 이 접점을 찾는 게 어렵다. 이런 균형 맞추기 위해서도 사전 조사가 필요한데 장사꾼 대하듯 하면 의욕이 확 떨어진다. 이런 경험이 누적되면서 또 생각하게 되는 게 공무원 행복이다. 




행복한 사람의 특징

       

행복한 사람은 대개 잘 웃는다. 돈이 많거나 지위가 높아서가 아니다. 그냥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 만족하기 때문에 잘 웃는다. 자기가 처해 있는 위치에 만족한다고 해서 정체된 게 아니다. 늘 작은 변화를 꿈꾸며 작은 승리를 맛본다. 바위틈에서 나오는 작은 물줄기가 냇물을 이루고 냇물이 모여서 강을 이루고 강이 마침내 바다에 다다르듯 그렇게 작은 승리를 통해 큰 걸 이룬다. “그냥 하다 보니까 어느새 이런 내가 되었네요” 허허 웃는다.    

  

또 행복한 사람은 여유가 있다. 여유를 즐길만한 넉넉함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 사람을 보면 여유와 여백이 느껴진다. 흔히 우리의 삶을 하루살이에 빗대기도 한다. 미래를 예측하고 거기에 맞춰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 살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 우리의 삶, 어느 날 훅치고 들어온 고난의 펀치 앞에서도 낙담하지 않고 툭툭 털고 일어나 앞을 향해 전진한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역경을 디딤돌 삼아 건너가는 걸 보면서 여유를 잃지 않으면 긍정의 힘이 생기는구나 싶어 닮아보려고 애쓴다. 그리고 행복한 사람은 유머가 있다. 잘 웃기 때문에 유머러스하다지만 유머가 내재하기에 잘 웃는 거다.   

   

유머 경영 프로그램 준비 중 

    

공무원 역량 강화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게 유머 경영이다. 유머를 적재적소에서 잘 구사하는 사람들은 잘 웃고 여유가 있다. 어떤 강한 펀치가 날아와도 유머로 맞받아치기에 유연하게 어려움을 넘기고 더 큰 걸 얻어낸다. 고수(高手)는 어떤 분야에서 기술이나 실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다. 고수가 되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재빨리 배우는 걸 권하고 싶다. 유머 고수가 되는 길로 개그맨의 습관을 따라 하면 좋다. 유능한 개그맨들은 참신한 유머 감각을 키우기 위해 책과 신문을 많이 읽는다고 들었다.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은 개그맨의 유머를 상황에 맞게 잘 구사해서 효과를 거둔다면 그게 바로 역량이다. 

     

유머 경영에서 또 하나 권하고 싶은 건 옛사람과 세상을 움직인 리더의 유머 감각을 익히는 거다. <대통령의 위트>라는 책을 보면 “적재적소의 유머는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무기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어려운 거절을 할 때, 상대방에게 불만을 표현할 때, 불쾌한 질문을 받았을 때 유머는 나를 기죽지 않게 한다. 오히려 당당하게 만든다.      


나폴레옹은 말년에 자신의 모든 걸 다 잃고 “오늘의 불행은 언젠가 내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다.”라고 후회했다. 여유와 유머를 내재하면 시간을 잘못 보낼 이유가 없다. 일이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아 차질이 생겨도 여유와 유머를 갖고 더 현명한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한다. 이런 하루하루가 축적된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고 본다. 


사진: 홍안유, 세잎클로버 꽃말 - 행복

매거진의 이전글 공직자 감성 경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