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건축사

기묘한 관계성

by Rinn

분야를 막론하고 메타버스라는 말이 화두에 오르지 않는 곳이 없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게임에서는 이미 상용화된지 오래이며, 물리적 전시나 아카이빙을 대신해 사용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그리고 절대적으로 필지가 제한적인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건축사'는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될 지가 궁금하다.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나라의 건축사는 다소 특이점이 많다. 오죽하면 건축학과 학생들 사이에서는 건축 설계에 마음이 없을 수록 건축사를 취득해야 한다는 말이 돌기도 한다. 그만큼 설계 분야에서 이 '자격증'은 본질인 건축행위에 있어 유효하지 못한 자격 증명임을 알 수 있다. 관련 법률, 기준, 설계법들은 스스로 어린이처럼 습득하고, 공과대학에서 익힌 어렴풋한 지식들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자격을 취득한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어쩐지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 한 번 더 들어가 고민했을 때, 메타버스 세계에서 한국의 건축사는 얼마나 유효하고, 수요가 있을지 궁금하다. 어떠한 규제나 안전적 장치가 필요하지 않은 공간에서 건축사가 불릴 유효한 사건이 있는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이다. 이제껏 우리가 크게 유효한 방식은 아니더라도 건축사라는 자격증을 두고, 건축을 전문가에 특화된 분야로 분리한 것은 건축이 가지고 있는 일말의 '공학적' 특성 때문이다. 그런데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이야기해 온 공학적 특성들이 필요하지 않다.


가상 공간 이전의 디지털 설계의 방식 또한 아직 적용되지 않은 분야에서 이런 논제를 들이미는 것이 유의미한가에 대한 의문이 앞서지만 끊임없이 묻고 싶다. 자격증을 빌려주는 건축업 밖의 사람들과 그걸 빌려 일하는 건축업 내부의 사람들. 누구보다 '건축법'에 능해야하는 사람들이 우선되는 자격에 무딘 상황이 아이러니 하기도 하다만, 이쯤되니 탓할 곳 찾기도 쉽지 않다. 허울 뿐인 자격이라는 수식조차 달 수 없는 상황에 어떤 방책을 띄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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