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30분, 나는 달리기로 마음먹었다. 동네를 달리는 아침은 규칙 된 누군가의 일상스럽다. 오늘의 외딴곳을 달리는 아침은 충동적이고 여행스럽다. 남의 '일상'은 나에게 와서 '여행'이 되었다. 나에게 달리기는 학생 때 사던 수학 문제집 같다. 매일 한쪽씩 해낼 수 있겠지 하며 시작했지만 몇 달 동안 손을 댄 건 겨우 서너 쪽뿐이다.
마음먹고 3초 안에 해버리면 쉽다는 말을 들었다. '하나, 둘, 셋' 주문에 침대와 나를 묶는 중력에서 빠져나와 물 한잔 마시면 아침 달리기는 현실이 된다.
가벼운 뜀박질 몇 분에 '바다'라니. 그것도 성산일출봉 배경에 말이 풀을 뜯는, 흐린 파도가 몸을 뒤집는, 꿈에서 덜 깬 풍경의 '바다'라니. 이런 호사스러운 달리기 코스면 '매일 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드는 것 기분 탓일까?
가쁜 숨에 걸맞은 120 bpm 정도빠르기의 음악이 있으면 좋겠다. 비지스(Bee Gees)의 Stayin' Alive가 생각났는데 살짝 느렸다. 스마트밴드의 심박수와 연동되어 음악의 bpm이 변하는 플레이어가 있으면 인기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나는 음악이면 심장이 터져라 달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