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여름, 양동마을에서 어떤 일이 있었나
건축가 황두진이 처음으로 창작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그 해 여름'은 한국전쟁 개전 초기인 1950년 여름, 낙동강 전투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 소설입니다. 사실 관계에 충실하되 그 사이사이는 상상력으로 채워넣는, '있었을 법한 이야기'(plausible story)를 써보고 싶은 생각이 오래 전부터 있었는데, 이제 용기를 내어 시작해 보려 합니다. 원래 은퇴하면 쓰려고 했는데, 제가 언제 은퇴할지, 제 삶이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래서 그냥 시작합니다.
이야기는 경기도 파주 적군묘지의 한 무명인 북한군 묘비에서 시작됩니다. 그는 양동마을 인근의 안강 전투에서 사망했고, 지금도 북녘 땅이 멀지 않은 이 곳에 누워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유동훈, 양동마을 노비 출신의 인민군 군관이었습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깁니다. 저도 슬쩍 다른 이름으로 등장합니다.
건축도 글쓰기도, 모두 두려움을 이기며 잘 모르는 길을 떠나는 여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