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봄 Aug 10. 2024

시간이 필요한 마음


복잡하게 뒤엉킨 실타래들이 내 머릿속을 유영하고 있다. 내 정신은 깊고 어두운 바닷속에 빠져버린 것 같다. 정신은 몽롱하고 눈이 쓰라려 온다. 잠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하다. 지금 그 조그마한 실타래들을 일일이 풀어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더 헝클어질 것만 같고 눈이 더 아파올 것 같다. 무엇보다 내겐 아직 필요 없는 실타래들인 것 같다. 그러니까 그것들이 조금 더 내 마음속을 유영하도록 두고, 나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야겠다. 지금을 조금 더 즐겨야겠다.


무언갈 알아채자마자 조목조목 따져 묻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시간이 필요한 마음이 있다. 이것은 회피가 아니다. 더 좋은 때를 조용히, 나를 믿으면서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나의 행동에, 나의 주변에 집중하는 것이다. 무엇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일까,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럼 며칠, 몇 시간만 지나도, 그 실타래들은 자연스레 풀어질지 모른다. 아니면 실타래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더 적극적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너무 복잡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간단하다는 것을 알아챌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미래의 나를 믿어본다. 아, 눈이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건 눈을 쉬는 거다. 편안한 음악을 들으면서 쉬어봐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