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기다려줄 수 있어?

영화 '좀비딸'

by 김새옹


몇 년 전, 웹툰 '좀비딸'을 재미있게 봤었다. 중간부터 안 봐서 결말은 몰랐지만. 아무튼 그 웹툰이 영화로 나왔다길래, 휴가 나온 오빠랑 부모님, 외할머니, 외삼촌과 함께 봤다.


웃기고 귀엽고 감동적인 영화였다. 보다가 한 번 울었다.


삼촌(실질적 아빠)이 좀비가 된 딸의 옷을 챙기러 집에 돌아갔던 장면이다. 옷장을 열었다가 딸의 다이어리를 발견했고, 그것을 읽으려 할 때 딸의 환상을 보게 된다. 환상 속 딸은 침대 귀퉁이에 앉아 말한다.

“노력하고 있는데 잘 안 되네. 아빠, 나 때문에 힘들지?”

“아냐. 네가 더 힘들지. 아빠는 괜찮아”

딸이 대답한다.

“미안해. 조금만 더 기다려줄 수 있어?”

“그럼”



너무 아팠던 날들이 떠올랐고, 꿋꿋이 옆을 지켜주었던 우리 가족이 떠올랐다.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었던 우리 아버지가.


나를 위해 마땅히 병원으로, 한의원으로 차를 몰아주었던 아버지와 오빠. 정신적 도움이 되고자 했던 어머니, 우리 슈. 덕분에 지금 내가 살아있다. 죽고 싶단 생각에 파묻혀있을 때, 우리 가족이 내 미련이었다. 역시 인간은 인간과 더불어 살아야 하나보다. 그렇지만 내 곁의 모든 건 당연하지 않다. 받았던 사랑과 대접 또한 당연하지 않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당연한 건 아무것도 없다. 잊지 말자. 매 순간.


아침에 눈을 뜰 때 일어나기 싫은 마음만 드는 것에 감사하고

산책을 하고 싶을 때 산책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내 곁의 사람들이 존재함에 감사하고

그 사람들의 친절함에 감사하고

살아있음에 감사하자.


모든 건 한 때니까.

그러고 나니 무서울 게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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