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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색 형광펜 Aug 17. 2023

크리스천이라면 들은 뻔한 이야기 but 필요한 이야기

제7장 시도하고 시작할 장소는 바로 여기

① 미루기는 No!!


이 제목을 두고 참 많이 부끄럽다. 벌써 이 브런치에 글을 쓴 지도 수개월이 지났기 때문이다.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못 썼다. 더구나 내가 이 제목에 관해 글을 쓸 자격과 깜냥이 되는지도 참 많은 의구심이 든다. 그래도 운동경기 중 감독이나 코치가 선수처럼 뛸 순 없어도 선수가 어떻게 경기를 뛰어야 하는지는 알 수 있고 또 전달할 수 있기에 그런 마음가짐으로 이번 꼭지를 써보겠다.      


대부분의 사람은 나아지고 싶어 한다. 성장하길 원한다. 발전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 바람대로 행동으로 옮기며 꾸준하게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면서도 날마다 더 나아진 삶을 살길 바란다. 퇴행, 악화, 감소 등은 원하진 않는다. 다만, 중간마다 쉼을 원할 수는 있다.      

자기 계발적 측면에서 봤을 때 멈춤은 곧 퇴보이다. 상대성이 있어서 내가 멈춰있었다면 나를 제외한 타인들은 전진하거나 나아가기 때문에 멈춤은 곧 퇴보를 의미한다. 따라서 발전과 성장을 위한 애씀은 미뤄서는 안 된다.      


최근에 내가 느낀 이 소재와 이슈가 미루기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쓰는 지금도 의구심이 들지만 이 이야기를 미루면 안 되기에 그것에 관해 쓰겠다.      


나는 결혼한 지 13년 차에 접어든 남편이자 아빠이다. 직업적으로 재능적으로는 나는 메신저이며 스피치를 하는 게 잘 맞는다. 반면에 내 아내는 심리치료사이며 상담가이다. 들어주는 것에 능숙하며 그 분야를 공부했고 현재 그것을 업(業)으로 하는 전문가이다.      


가정에서 상처받고 공부는 물론이고 책 읽기나 다른 어떤 분야에도 맘을 두지 못하는 중학교 1학년 남자아이가 있다. 공부를 봐줄 기회가 있어서 한주에 2번 이상 비대면과 대면으로 수학과 영어를 과외식으로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이해를 했다고 하면서 다시 풀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시간과 계획을 지켰다고 하면서 10분이면 할 분량을 1시간가량 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러 가지 중요한 이야기와 의미 부여를 하며 이야기하는 시간도 자주 가졌지만 그 아이의 반응은 미적지근하였다. 가르치고 말을 하는 나도 에너지가 고갈되어 갔다. 그 아이의 성장의 속도는 느렸고 더뎠다. 결국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평행선처럼 시간만 흘러갔다. 동시에 아내가 한 방법은 달랐다. 그저 밥을 먹이고, 간식을 준비해 주었다. 여러 차례 우리 집에서 자는 경우도 있었는데 양말과 갈아입을 옷을 챙겨주었다. 빨래도 해주었다. 건조도 해주었다. 나랑 운동도 같이 하게 하고 샤워 후에는 뽀송뽀송한 속옷과 수건을 주었다. 공부할 교재를 함께 서점에 가서 함께 골랐다. 몇 날 며칠을 지속했다. 일주일이 지나고 열흘이 지나도록 그 지원(?)과 마음은 지속되었다. 어느 날 밤 나는 잤는데 그 아이가 자기 전, 아내에게 입을 열었다. 자기 아빠에 대한 이야기, 엄마에 대한 이야기, 동생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호되게 혼난 이야기, 그에 대한 자기의 마음, 현재 자신의 감정 상태, 학교 생활, 친구 관계 등 아내는 잘 듣기만 했다고 했다. 그 후 다운되고 에너지가 없이 말과 행동을 하던 그 아이가 생동감 있게 바뀌었다. 일명 텐션이 많이 올라간 생활을 시작했다.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깨달았다. ‘좋은 말을 해주는 것’보다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다림’과 ‘좋은 들음’이 훨씬 더 크고 나은 가치라는 것. 우리 아내가 미루지 않은 것은 그 아이를 그저 돌봤다는 점이다. 그저 돌보기, 베풀기, 아껴주기, 보듬기... 이것을 하니 그 아이가 입을 열어 자기의 속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했다는 것은 그만큼 내 아내를 신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정말 좋은 메시지와 이야기 <<<<<<<<< 아낌없는 돌봄 후 수용적인 듣기”라는 점     


내가 어렸을 적에는 웅변학원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태도와 말할 때 자신감 없어 보임을 싫어하시던 내 아버지가 나를 웅변학원에 보내셨다. 나는 내 인생에서 잘 한 선택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선택이 이 웅변학원을 다녔던 것을 꼽는다. 그런데 지금, 웅변학원은 잘 보이지 않는다. 대신 상담센터, 치료교실 등은 금방 찾아볼 수 있다.      


영국의 비평가였던 토머스 칼라일은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다’라고 했다. 침묵은 단순히 소리 없음을 뜻하는 무음(無音)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의미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중간에 끊지 않고 계속 들어주는 것이다.      


본래 자기 계발과 성장적인 측면에서 미루기에 대해 글을 쓰려고 했다. 하지만 스스로 자문해 보면 내가 미루지 말아야 하는데 미루는 것들은 스스로 잘 알 것이다. 자기 계발서의 고전이며 많은 사람들이 읽어 유명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 보면 읽은 사람은 잘 기억하는 부분이 있다. 중요하면서 급한 일,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 중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일을 바른 순서대로 하는 것이다. 우리는 잘 안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은 먼저 해야 한다는 것. 독서, 운동, 서평, 글쓰기, 비전 찾기, 재능발견, 가족과 대화, 부모님께 전화, 신문 정독, 외국어 공부 등     


반면에 미뤄야 할 것은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주제 없는 유튜브 보기, 쇼츠영상 계속 보기, 별그램 내려보기, 자기 전 휴대폰 보기, 기상 후 바로 휴대폰 보기, 봤던 드라마 또 보기 등     

중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일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하지 말자. 다짐, 약속, 가시화, 주변 사람에게 부탁, 요청, 알람, 기도, 상담, 깨달음 등 어떤 것이라도 동원해서 하지 말자.     


다만, 나에게 필요한 것은 아래의 3가지     


1) 하고 싶은 말은 충분히 듣기 전까지 미루기

2)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것, 해야 할 것은 미루지 않기

3) 이것을 충분히 구분하기

     

아.. 정말 이것을 간절히 바란다. 이것을 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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