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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운 Oct 21. 2024

정처 없이 길을 걷다 우연히 꽃집을 발견했다. 나는 그녀가 꽃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기에 홀린 듯 꽃집으로 들어섰다. 어떻게 만들면 이쁠까 싶어 고민하다 단조롭고 이쁜 꽃을 골라 사장님께 꽃다발을 부탁했다. 금세 꽃다발은 완성됐고 결제하기 위해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문득, 이제껏 살아오며 어머니에게 꽃 한 송이조차 드린 적 없는 내가 부끄러웠다. 꽃을 챙겨 매장을 나와 어머니에게 연락드렸다.


"여자 친구가 꽃을 좋아해서 꽃다발을 샀는데 사주면서도 얘가 얼마나 좋아할지 눈에 훤한 거야. 그런데 결제하려던 순간 우리 엄마한테 꽃 한 송이조차 못 사준 게 마음에 걸리더라고 그래서 미안해서 전화했어."

"고마워. 아들은 이미 세상에 모든 꽃을 다 줬어. 미안할 거 하나도 없어."

"떨어져 사니깐 엄마랑 자주 보지도 못하고 전화만 주고받으면서 지내니깐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잘 지내고 계시는지 궁금하네. 자주 연락할게"

"엄마가 바빠서 연락을 자주 못 하는 거지. 늘 짠한 우리 아들 고생이 많아."


항상 나만 바라보며 사는 우리 엄마, 엄마도 꽃을 좋아하실 게 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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