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누구야? 얼마 만이야, 반갑다!
- 진짜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 이상 없지!
- 인스타그램 보면 좋은 곳도 다니고, 커피도 마시고 잘 살던데.
- 그거 전부 만들어진 세상이야.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식을 접했다고 말을 꺼낸다. 내가 잘 사는 것 같아 보기 좋다는 말과 함께 밝아 보이기까지 한다며 말을 덧붙인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 좋지 않고 밝지도 않다. 사람들은 찰나의 순간을 담은 세상 속의 나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 속에서 나는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를 연기하는 기분이 든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이 떠오른다. 달갑지 않은 안부가 싫어도 어디 절을 떠나기 쉬우리. 만들어진 세상을 벗어나려 SNS를 그만두기로 결심하지만, 그럼 행복했던 순간은 어디에 기록해야 하는가. 사진이나 일기를 통해 기록을 남겨도 결국 또다시 SNS에 올리게 된다.
관심을 받는 게 좋긴 하다. 누군가가 내 삶에 관심 가져주는 느낌은 때때로 외로운 마음을 위로해 준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진짜 나일까. 나를 평가받는 것이 싫으면서도, 동시에 관심이 그리워지는 아이러니한 마음. 나는 어쩔 수 없는 관심 종자인가.
내가 만든 세상과 진짜 내 모습 사이에서 늘 갈등하고 있다. 보이는 모습과 실제 감정이 다를 때마다, 내 마음은 여전히 진정한 연결을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