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 관한 정보를 다루는 '프로개'님의 블로그에 '잡초의 미학'이라는 글을 봤다. 잡초를 뽑아다 화분에 옮겨 키우다 보니 어느샌가 제법 그럴싸한 식물의 모습을 한 사진들이 여러 장 찍혀있었다. 무성히 자라 화분을 빽빽하게 매운 잡초는 화분에 꽃이 피었다고 말해도 될 만큼 예쁜 모습을 하고 있다. 글이 끝에 다다랐을 무렵, 잡초가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사진과 함께 마지막 코멘트가 여운을 준다.
"키우다 보면 다 예쁩니다."
우리 집 대문 밖을 나서도 골목에는 잡초가 인도 블록 사이 틈을 비집고 나와 군데군데 자라나 있다. 평소에는 당연히 아무런 관심조차 주지 않고 지나치기 일쑤였지 잡초에 이런 관심을 가진 적이 처음이었다. 한낱 이름 모를 잡초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갈 운명이지만, 환경을 조성하고 정성을 들이니 무럭무럭 자란 모습이 집에서 키우고 있는 여인초, 파키라와 같은 이름 있는 식물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자연 속에 존재하는 이름 모를 수많은 잡초가 저마다의 화분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면 잡초는 예쁘게 피어나는 날이 올 것이다. 결국은 키우다 보면 다 예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