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pero Jan 09. 2024

한 발자국 더 가까이 가면 보이는 것들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찰리 채플린)


이 같은 경구는 수감자에게 철창을 열어주는 것처럼 속이 후련해진다.

사람을 웃긴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데, 희극왕이란 닉네임을 얻은 사람이니까 가능했을 것이려니 생각한다. 

캉그라 공항에서 다람살라까지는 택시로 40~50분 정도, 끊임없이 오르막을 달린다. 해발 천 미터를 지나 2천 미터 가깝게 다다르자 다람살라에 도착했다. 한라산 정상보다 더 높은 곳이다. 다람살라 아랫마을은 여전히 인도 분위기, 윗마을 맥그로드 간지로 접근하면서 풍경이 바뀐다. 히말라야의 작은 티베트, 익숙한 얼굴들이 골목골목을 지나칠 때마다 등장한다. 연신 셔터를 누르다가 잠시 멈췄다.

Refugee,

누군가에게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찾아온 이곳은 또 다른 누군가에겐 하루빨리 따나고 싶은 곳이기도 할 것이다. 난민의 거처로 숙식하러 온 여행자는 어떻게 시공을 채우는 것이 예를 갖추는 것일까? 맥그로드 간지의 시그니처 포인트 남걀사원은 입구부터 숙연해진다. 캉그라 공항에서 바라본 롱샷은 눈부셨지만 현장에 접근해 보는 클로즈업은 기념사진 찍기가...좀 그렇다. 

티베트 망명정부가 이곳에 들어선 해가 1959년, 그로부터 65년의 세월이 흘렀다. 달라이 라마는 1989년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우리는 오랫동안 투쟁해 왔습니다. 폭력은 더 많은 폭력과 고통을 낳을 뿐이기에 우리는 우리의 투쟁이 비폭력적이어야 하며 증오를 낳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종교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템플턴상을 받았을 때는 상금 150만 달러를 인도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세이브 더 칠드런에 기부하기도 했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더 어렵고 더 힘든 사람들을 돕는다.


멀찌감치서 보이는 희극 무대가 가까워질수록 비극으로 바뀌나 싶더니 한 발자국 더 들어가니 희망이 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달라이 라마에게 물었다. "여성에게 유혹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