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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행형 Nov 06. 2023

취미와 특기가 뭔가요?

자문자답 해보기


  한 동안 한 영역에서 5년 정도 일하다 보니 새롭게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쓸 일도 몇 번 없을 뿐더러 기존 것에서 조금만 업그레이드 시켜 쓰면 되었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려고 하다 보니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5단계까지 있는데 1단계부터 막힌다. 하나를 작성하더라도 신중해진다.


  취미와 특기. 매우 간단하고 쉬운데, 한참을 고민했다. 취미는 테니스, 특기는 발리(테니스) 라고 쓸까. 취미는 OTT 보기, 특기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영화와 드라마 찾아내기 라고 쓸까. 여러가지를 고민했다.


  보통 취미는 떠올리기 쉬울 것이다. 오로지 나의 즐거움과 재미를 위해서는 하는 활동이면 되니 말이다. 유튜브 보기, 인스타그램 SNS, 그림 그리기, 베이킹 등 많지만, 특기는 그 중에서 전문성이 있거나, 남들보다 잘 한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요즘 SNS를 보면 뭐든 잘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만 집중하고, 내가 잘하는 것을 꼽아보기로 했다.


  나는 베이킹을 좋아하고, 친구 집에 방문할 때 파이를 구워서 갈 수 있을만큼은 할 수 있다. 베이킹을 처음 시작한 것은, 중학교 때 베이킹 동아리를 하면서였고, 그 이후에는 나의 입맛에 맞는 파이를 시중에서 찾기 쉽지가 않아 베이킹을 스스로 해보기 시작했다. 너무 단 맛은 안 좋아하지만, 적당히 달달하면서 동시에 쌉쌉할 맛이 나는

애플 파이나 호박 파이, 피칸 파이 등을 좋아하는데 찾기가 어려웠다. 사람들이 단짠단짠에 소리 질렀던 것처럼, 나도 두 가지 맛의 조화로운 것이 좋다.

  이렇게 내가 나만의 스토리를 늘어놓을 수 있으면 취미나 특기로 기입하기에 적당하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이력서용 취미와 특기는 직무와 회사 인재상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취미는 테니스, 특기는 자원 활용 이라고 적었다. 테니스는 팀 스포츠 이기 때문에 팀워크를 발휘하기 위한 여러 요소들을 배울 수 있다. 자원 활용이라 적은 이유는, 직장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해당 프로젝트에 꼭 맞는 인적 자원을 찾아 활용하거나, 한정된 예산을 백분 활용해 최대한의 아웃풋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나는 이 영역에서는 성취해본 경험도 다수 있기에 할 이야기가 많았다.  




  단순히 취미와 특기에서 출발했지만 나의 생각은 여기까지 흘렀다. 결국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요즘 사람'이라는 것에 많은 모순이 있을지도, 사람들을 싸잡아 대충 뭉뜽그리는 일반화 일지 모르지만,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질문하는 일이 적어진 것 같다.


  네이버 지식in이 생겼을 때, 일상생활에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기만 하면 됐다. 길을 가다 꽃 이름을 알고 싶으면 사진을 찍어 네이버 렌즈에 넣으면 이름도 알려 준다. 이제는 인스타그램에서 '20대에 하지 않으면 인생 망하는 것 10가지'와 같이 인생의 정답을 정해주려는 게시물도 많다. 유튜브에는 유명인사와 연예인들도 많이 등장해, 그러한 삶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는 추세는 많지만 나만의 방향성을 찾아 가려는 노력은 그에 비해 덜 한 것 같다.


  노출이 많고, 다른 사람들의 인생 엿보기 또는 간 보기가 너무 쉬운, 그래서 비교도 쉬운 지금의 사회에서는 더욱 나만의 것을 찾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요즘 MBTI로 자기 자신을 표현 한다면, 나 때는(라떼는) 싸이월드에 '100문 100답'이라는 것이 자기소개하는 용도로 유행했다. 자신의 취향은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 음식, 취미 등을 묻는 질문을 통해 드러났고, 자신의 경험도, 행복했던 일이나 힘들었던 일 등을 묻는 질문을 통해 나타낼 수 있었다.


  결국은 누군가에 물어보기 전에 나 자신에게 먼저 물어보고 질문해야 한다. 그것이 진짜 나의 경험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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