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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단우 Jan 27. 2023

운동하는 날

이렇게 사시면 안 돼요.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생각이 들끓는다. 삶의 궤적이 비뚤어진 것 마냥 온몸이 뒤틀린 기분이다. 건강을 바로 잡기 위한 움직임은 이내 낯선 불편함으로 떠오른다. 때마침,



“이렇게 사시면 안 돼요.”



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물리치료사였다. 그가 내 허리를 지탱하는 동안 몸은 반대방향으로 둥글게 틀어졌다. 걸레를 쥐어짜듯이 온통 뒤틀려간다. 나는 회복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건만, 그것도 헬스장이나 무슨 운동 센터가 아닌 병원에서 하게 되었다. 평소 동적인 작업을 자주 하는 내게, 운동은 생소하고 낯선 것이었다. 그렇지만 살기 위해서 운동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말은 어쩌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인생을 관조해야 할 것을 꼭 짚어주는 듯했다. 단기간의 이익 따위로 육체의 건강을 맞바꾸지 말라. 그가 아니, 내 몸이 진즉 발설해 왔던 메시지를, 나는 이다지도 외면하고 살았는지. 일적인 분주함이 주고자 했던 쾌속성 안에 나의 허리가, 다리가, 손목이 구겨져만 간다.


새롭게 살고자 하는 마음조차도 무언가가 채찍질하려는 움직임에 차마 그만두게 되었다. 운동을 하는 이 시기만큼은 어떠한 목표를 설정하고 부단히 노력하려는 모습보다는,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나약하면 나약한 대로 두어버리는 쪽이 내게 맞을 성싶다. 운동으로 이완된 마음이 일하는 자아에 쫓겨 두려움에 벌벌 떨지 않도록.

이러저러한 할 일들을 떠올리자면, 실은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 자꾸 이렇게 살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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