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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온 Feb 13. 2024

살아있다는 건,

<다니카와 슌타로 (지은이), 오카모토 요시로 (그림), 비룡소>


< 삶에서 가장 좋은 것, 그리고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


가장 좋았던 순간을 떠올려보았다. 언제였을까?

세상에 처음 나온 딸을 만났을 때의, 뭐라 표현할 수 없었던 뭉클한 기쁨!

‘사랑한다’는 고백을 받던 순간의 떨림과 설렘!

부모님이나 선생님으로부터의 칭찬과 격려, 가족들, 친구들과의 즐거운 한때, 옛 제자로부터의 편지......

생각해보니, 좋았던 순간들이 참 많았다.

그 벅찬 기쁨과 행복의 순간들이 세월과 함께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강렬하고 짜릿한 추억, 잔잔하고 편안한 일상. 무엇이 더 좋았다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하나하나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이다.

그러한 기쁨과 행복의 순간들을 생각해보면, 삶에서 좋은 것은 그냥, 삶 그 자체인 것 같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 매일 매일 숨쉬고, 보고, 듣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는 것!

그 모든 것이 엄청난 축복이며 선물이다.

살아있기에 나는 매일 새롭게 태어나고 성장하며 살아간다.

다니카와 슌타로의 <살아있다는 건>은 그러한 삶의 생생하면서도 사소한 기쁨을 이야기한다.

살아 있다는 건 목이 마르다는 것,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눈부시다는 것, 너와 손을 잡는 것!


일상의 사소하고도 소중한 모든 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축복인지, 이 책은 시인의 상징적 언어와 파스텔톤의 따뜻한 그림으로 이야기한다. 삶에서 좋은 것은 이렇듯 너무나 많은 작은 일상들 속에 있다.

그리고, 내가 좋았던 모든 순간들은 어김없이 공통의 분모를 갖고 있다. 바로 “사랑”이다.

내가 사랑받고 있던 순간, 내가 사랑하고 있던 순간들이다.

그림책 <너는 사랑이야! LOVE >는 사랑의 모든 순간들에 대해 말한다.

헌신이나 희생 같은 거대한 가치만이 사랑이 아니라, 메아리치는 나의 웃음소리, 불타오르는 별빛, 불타는 화난 마음 속에도 사랑이 있으며, 심지어 사랑이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사랑은 존재한다.

“우리는 가끔 사랑을 보지 못하고 지나치지. 새벽에 깨어나 버스를 타고 일하러 가는 이의 사랑. 타 버린 토스트 한 조각에 담긴 사랑. 낚시를 하려고 뒤집어 놓은 양동이에 걸터앉은 할아버지. 할아버지 얼굴의 깊은 주름살에도 사랑이 있어. 꽃밭 뒤에 줄지어 서 있는 나뭇가지. 부스럭거리는 나뭇잎에도 사랑이 있어.”


내가 가진 건 행운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마지막 문장은 특히 마음에 남았다.

예나 지금이나 인류의 모든 종교와 철학, 문학이나 예술 안에서 “사랑”은 언제나 변치않는 화두였다. 지금까지 삶에 대한 많은 질문들을 만날 때, 그 해답은 “사랑”인 경우가 참 많았고, 때로는 너무나 뻔한 대답이라 식상하고 고루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답, 삶에서 가장 좋은 것,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것이다.

너무나 고귀해서 감히 닿을 수 없는 그 무엇이 아니라, 공기처럼 항상 나와 함께 하고 있는, 현실로 존재하는 사랑, 

그 사랑은 내 삶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에 분명히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언제나 나와, 우리와 함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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