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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금택 May 08. 2024

쏠로라고 방도 하나야 되니?

:: 안 쓰더라도 화장실은 두 개라야 한다.

 침실로 사용하는 안방과, 가끔 부모님이 올라오시거나 손님용 중간 방, 그리고 옷과 잡동사니를 보관하는 작은 방 이 최소한 필요하다.  보통 59 ㎡(25평)부터 방을 세 개로 설계한다. 사실 49㎡(21) 평도 방을 세 개로 뽑지만, 화장실은 한 개다. 59㎡ 이하는 신혼부부 나 싱글들이 주로 찾기 때문에 화장실이 반드시 두 개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방이 세 개이면 화장실은 두 개 정도 있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전용공간 면적은 59㎡ 와 49㎡ 가 큰 차이가 없다. 49㎡ 에는 화장실이 하나만 설계되어 있다. 실제 매매가격을 보면 59㎡ 와 49㎡ 는 1억 이상 차이가 난다. 신혼부부나 싱글이 화장실이 굳이 두 개일 필요가 있는지 다시 한번 의구심이 든다. 그렇다면 가격대비 49㎡ 가 훨씬 유리한 투자가 된다.  그럼에도 59㎡ 를 월등히 선호하기 때문에 건설사에서도 화장실 하나 빠진 49를 많이 배정하지 않는다.

인간사 어찌 정연한 논리로만 설명이 되겠는가.  거주하다 보면 아무 의미도 없고 쓸모없는 반쪽 짜리 화장실이라 하더라도 , 매수할 때는 화장실 두 개가 필수 항목이니 알다가도 모를 사람들의 심리다.



:: 84이상에만 있는 공간

25평이면 신혼부부가 생활하는데 전혀 불편이 없는 공간이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고 나면 애기 엄마들이 집이 좁아 미쳐 날뛴다. 육아에 필요한 각종 도구와 가구들이 온 집안을 꽉 채운다. 아기가 있는 집이 매매로 나오면 같은 평형이더라도 매매 순서가 뒤로 밀린다. 집을 보러 현관문을 열자마자 가슴이 답답해 온다. 일단 바닥 전체가 쿠션 매트가 깔려있고, 곧곧에 아이 용품이 널브러져 있다. 천장에 매달린 모빌과 걸음마 기계, 소변통, 집안에서 탈 수 있는 자동차, 장난감들, 동화 전집이 꼽혀 있는 서가, 아기 전용 침대가 눈을 어지럽힌다. 집을 보고 나오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구조만 참고하라고 여러 차례 손님에게 강조 강조 하지만, 허사다. 방금 본 집 구조를 떠올릴 수가 없다. 84㎡ 부터 팬트리(집안 창고)가 제공된다. 보통 식당 옆이나, 거실 사이드 벽에 붙어 있다. 팬트리를 잘 이용하면 웬만한 큰 잡동사니들은 모두 정리가 된다. 팬트리에 보기 싫은 잡동사니를 쌓아놓으면 넓은 집인데, 더 넓게 보인다. 59㎡ 에서 짐 둘 곳이 없어 베란다를 창고로 사용한다. 84㎡ 에서는 잘 사용은 않지만 베란다에 티테이블과 작은 의자가 인테리어처럼 설치되어 있다.


:: 돈이 많이 들지만 그래도 84㎡

가족구성이 1인가구,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급증하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25평을 40세 넘어서까지 거주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혼자 산다면 25평도 충분하겠지만, 40 이상이 되면 가족이나 손님을 맞이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한다. 최소 28평 이상 공간이 되어야 생활 도구들을 어딘가 쑤셔 넣을 공간이 생긴다. 가족이라도 감정적으로 편안한 거리가 필요하다. 집이 너무 비좁아 거실의 tv소리가 작은 방에 선명하게 들리면 , 자꾸만 집을 나가 카페를 찾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무조건 큰 거주공간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중고등학생이 있는 3인가족, 4인가족에게는 84㎡ 정도의 공간이 적당하다. 가족 간의 프라이버시 공간을 보장해 주고, 팬트리공간, 식당 베란다, 실외기 공간 등 생활 용품을 보관할 공간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집안 전체가 깔끔한 느낌을 줄 수 있다. 84㎡ type 아파트가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이유를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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