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오랜 식구,
늙은 고양이들을 소개합니다.

20년 노묘와 10년 청년묘와의 한집 살이

by 달리네

함께 살고 있는 무늬는 2022년 기준, 20살이 되었다.

생후 2개월때 언니에게 입양되면서부터 집냥이가 되었고

생후 8년차에 나와 만나 헤어지지 않고 살고 있다.


KakaoTalk_20250812_152337184.jpg 무늬할머니 20세때!


함께 살았던 다른 고양이 [아가]는

무늬가 입양되고 일년 후 다른 곳의 파양을 떠돌다 언니에게 정착되었는 데

그때의 상처때문인 지 마음을 쉽게 열지 않았다고 한다.

함께 살되 계속 겉돌다가 4~5년차에 발아래에서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는 데

그 사이 다정한 무늬의 보살핌에 어쩌어찌 정을 붙였던 것 같다.


[아가]는 제주이주 후 2년이 지났을 때

치석으로 인해 침을 삼키지 못하고 음식먹기 어려워

치석제거를 하면 좋겠다는 담당의에 소견에 따라

집근처 동물병원에서 전신마취를 하였으나 깨어나지 못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그때 아가의 나이가 13살.

다들 노묘라 전신마취가 힘들었을 것이라 위로해주었으나

갑작스러운 이별은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치석제거를 위한 마취조차 하지 못하는 동물병원에 분노한 언니와 나는

그 동물병원이 확장해 이전하기까지 그 앞을 몇 년동안 지나가지조차 않았고

처음으로 마주한 이별에 몇 년동안 우울증을 해소하지 못했다.


그렇게 무늬에게만 의지한 채 시간을 보내던 우리에게 나타난 다른 고양이 [얼]

KakaoTalk_20250812_152357747.jpg 쫄보고양이 얼이 처음 왔던 날!


[얼]은 지인이 키우던 고양이로

태어나서 지금까지 캣카페에서만 살던 아이였다.

제주살이하던 지인이 어느 날, 캣카페를 연다길래 난데없이? 라고 생각했으나

생각보다 쾌적한 환경과 꼼꼼한 관리에 편견을 거둬내고 오가기 시작했다.

캣카페 오픈멤버였던 [얼]은 여동생 [솜]과 함께 펫샵에서 데려온 아이였다.

그러다보니 엄마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다른 고양이와 데면데면하고

[솜]이에 비해 사교성도 조금 떨어졌으나

브리티쉬 숏헤어의 남묘특성에 따라 덩치는 점점 산만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급작스러운 열이 올라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어떤 병증이 개선되지 않아 한쪽눈에 뿌연 막이 생기는 장애가 생기고 말았다.

그때 나이가 8개월.

2개월에 데려와 6개월을 지내다 맞이한 평생 장애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좁은 팻카페에서도 놀이장으로 나오지 못하고

다른 고양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며 4년을 살다

건강상의 이슈로 펫카페가 문을 닫게 되었을 때 내가 데려온 아이이다.


처음부터 그닥 사교적이지 않았고

사람으로부터, 다른 고양이로부터 본인을 감추기마 하며 살던 아이라

처음 집으로 데려왔을 때도 기존에 쓰던 모래가 뿌려진 화장실에서 틀여박혀살다

밤되면 살짝 나와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아이..


그렇게 한달여가 지난 후 조금씩 주변으로 영역을 넓히더니

자기보다 덩치가 작고 나이가 많은 무늬와 마주하자

생애처음으로 [기고만장]을 느낀 [얼]


그때부터 기가 펴지더나 무늬를 몸으로 위협하기도 하고

집을 겅충겅충 뛰어다니기도 했다.

특히 복층구조이던 지난 중문집의 경우

펫타워가 필요없을 정도로 위아래층을 오르락내리락하여

동물병원 선생님으로부터 몸에 [근육]이 붙었다고 칭찬받았을 정도!


믹스묘의 수난인 선천적 심장병으로 인해

집으로 데려온 날부터 각종 영양제와 병원약을 달고 살지만

가끔 베란다에 나가 지나가는 새도 잡고 ㅜㅜ

각종 벌레퇴치는 우리집 파수꾼 [얼]군의 몫!


처음 언니와 합가했을 때 고양이를 좋아한다기보다

그냥 언니의 식구니깐 받아들였던 나였고,

살다보니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어 살갑게 다가갔지만

무늬에게나는 인간빗이었을 뿐, 언니가 퇴근하는 순간 등돌리던 엄마껌딱지였고,

언니에게도 맘연지 얼마되지 않은 아가는 나만보면 [학학]대기 일수여서

애완동물, 반려묘따위와 다른 그냥 사는 [식구]였는 데

[얼]은 내가 데려온 고양이라서인 지, 어릴때부터 지켜온 아이라서인 지

서로가 여전히 데면데면하고

무엇보다 고양이면서 안기는 걸 무척 싫어하면서도

나만보면 뭔가를 바라는 눈길을 보일 때마다

아, 내자식같은 느낌도 드니.. 거 요물일 세...


여하튼

결혼 전부터 이렇게 언니와 나, 고양이 2마리와 살던 집에

고양이를 싫어하는 성별이 우리와 다른 사람이 같이 살 때 나타나는 일은....

우리가 헤어지게 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야 말았으니

그 얘기는 다음 시간에......





가계부를 소설처럼 쓴다는 MBTI [INFP]의 한편의 글

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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