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을 정신없이 보내고 나니 어느새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가을이 우리 앞에 와 있네요.
한층 서늘해진 날씨가 앞만 보고 내달리느나 뜨겁게 달아오른 마음을 잠시라도 식히라고 우리에게 잠깐의 휴식을 선물하는 것 같습니다.
가을은 사랑했고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추억하라고 기억하라고 있는 계절인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지나간 시간들, 마음속에 숨겨두었던 마음들을 잠시동안이라도 꺼내어 추억하고 기억하고 사랑하라고 말입니다.
유독 가을이 되면 보고 싶은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리운 시간들이 더 기억이 나는 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행복하고 따뜻했던 시간과 그 속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을 먼지 쌓인 앨범에서 꺼내어 보듯이 마음속에서 꺼내어 생각해 보게 되니까요.
삶에서 헤어짐이 있다는 건 익숙해질 수도 익숙해지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우리가 만나는 모든 만남의 끝에는 헤어짐이 있다는 걸 알지만 아직 20대 그다지 많은 이별을 겪지 못한 우리에게는 헤어짐은 두렵고 힘들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이제는 80세가 넘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한 번씩 뵙고 올 때면 더 마음이 저려옵니다.
많이 많이 사랑한다고 꼭 안아드리고 말도 해드리고 싶은데 왜 마음처럼 말과 행동은 움직여지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늘 마음속으로만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다 돌아올 때 후회를 하는 '나'를 보면 너무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의 모든 성장순간에 함께했던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힘들어요.
하지만 시간은 우리의 마음처럼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또 우리가 마음을 표현할 용기를 가질 시간만큼 그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남은 시간 동안 더 많이 표현하고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다음에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러 가게 되는 날에는 꼭 손을 잡고 사랑한다고 말해드리고 싶어요.
무뚝뚝해 보이는 손녀딸들이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요.
여러분들도 남은 가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더 많이 표현하고 지금은 만날 수 없는 그리운 사람이 있다면 마음에서 마음껏 기억하고 사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의 가을이 사랑했던 그리고 지금도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모두 행복한 가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