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할 땐 안 보였는데

그래도 매일, 같이 웃고 있다는 건

by 위하는 마음

연애할 땐 몰랐다.

같이 산다는 건, 이렇게 사소한 게 다르다는 걸.


양치 순서부터, 식기 건조대에 그릇 꽂는 방향, 양말을 뒤집어서 벗느냐, 정리해서 벗느냐까지.


우리는 닮은 점만큼 다른 점도 많았다.


우리는 일을 미리 해두는 편이 맘이 편한 건 같지만


남편은 다 계획하고 움직이고 싶어 하고,

나는 그때그때 마음 가는 대로 즐기는 걸 좋아한다.


나는 걷자고 조르고,

남편은 집 정리 끝나야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하루치 생각을 전부 말하면서 서로에게 말이 참 많다고 놀리는 게 같지만


나는 글로 말하고,

남편은 대화로 사랑을 전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참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음 순간에는,

그 다름이 너무 귀엽다고 생각한다.


아기고양이는 매일 아침 나보다 먼저 일어나 나를 위한 아침을 준비한다.


자기는 밥을 잘 안 먹으면서도,

나는 꼭 먹어야 한다며 만들어주고, 냉장고를 비우고, 조용히 커피를 내린다.


내가 회사에서 힘든 날,

아기고양이는 긴 카톡을 보낸다.


"자기야. 오늘은 좀 쉬어도 돼.

아기코끼리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난 그걸 누구보다 잘 알아."


그 말 한 줄에 울컥한다. 그 말로 하루를 버틴 적도 있다.


우리는 자주 싸우지는 않지만, 서운할 때는 있다.

서로 다른 기준, 다른 속도, 다른 방식.


그래도 놀라운 건,

서로가 달라도 매일 웃고 있다는 것이다.


주방에서 아기고양이가 요리를 하고, 나는 글을 읽고 쓰고, 우리는 늘 바쁜 하루를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녁이 되면 같은 식탁에 앉아 고개를 맞댄다. “자기, 오늘은 어땠어?”라는 말로 하루를 여닫는다.


결혼은 완벽하게 맞는 두 사람이 만나는 게 아니라,

조금씩 맞춰가는 여정이다.


닮기보다, 이해하게 되고, 다르기보다, 다름을 귀하게 여기는 사이.


우리는 아직도 배우는 중이다. 어떻게 싸우지 않고 말하는지, 어떻게 나와 다른 사람을 껴안는지, 어떻게 ‘우리’로 살아가는지를.


하루에 열 번쯤 생각한다.

이래도 괜찮을까? 너무 내가 부족한 건 아닐까?


그럴 때마다 아기고양이는 말한다. “아기코끼리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 말이,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아마 내일도 나를 움직일 것이다.


우리는 다르다. 그래서 더 웃기고,

그래서 더 귀엽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식탁에 앉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좋아하는 사람’이 서로에게 있다는 게—


아마 우리가 결혼한 가장 좋은 이유일 것이다.


서로 다른 생활방식, 충돌 없이 다름을 인정하고 귀여워하는 모습, 배려와 따뜻한 말


결국 ‘우리는 다르지만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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