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3. 무엇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까?

더하기보다 빼기의 생각

by 파이브와이스

성장이라는 질문 앞에서 자주 멈추게 되는 이유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주 이런 질문을 듣게 된다.

“지금 뭘 더 해야 할까요?”

광고를 더 해야 할지, 사람을 더 뽑아야 할지,

상품을 늘려야 할지, 투자를 받아야 할지.

사실 이 질문은 대표라면 누구나 할 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나 역시 첫 번째 이커머스 플랫폼을 창업을 했을 때

가장 많이 스스로에게 던졌던 말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 뭘 더 해야 하지?”


불안은 우리를 확장으로 이끈다


초기 스타트업은 늘 불안하다.

기회는 많아 보이고, 놓치면 안 될 것 같고,

지금 속도를 내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다.

그래서 B2C도 열어두고, B2B도 검토하고,

브랜딩도 신경 쓰고, 퍼포먼스도 동시에 돌린다.

이건 욕심이라기보다

살아남기 위한 본능에 가깝다.

그런데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비슷한 장면을 반복해서 보게 됐다.

열심히 하는데 이상하게 속도가 붙지 않는 순간들.

그리고 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쌓여가는 불안감들.


질문이 조금만 바뀌면 풍경이 달라진다


“어떻게 하면 더 성장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틀린 질문이 아니다.

다만, 너무 크고 넓다.

성장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가끔 이 질문을 아주 조금만 바꿔본다.

“지금 이 단계에서 단 하나만 남긴다면 무엇을 남기시겠습니까?”

이 질문은 생각보다 어렵다.

왜냐하면 성장은 보통 ‘더하기’로 상상하지만,

현실의 성장은 종종 ‘빼기’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정체는 ‘부족’이 아니라 ‘분산’에서 온다


많은 조직이 무언가가 부족해서 멈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부족해서라기보다

에너지가 흩어져 있어서 멈춘 경우가 많다.


방향은 여러 개고

기준은 합의되지 않았고

팀마다 성장의 정의가 조금씩 다르다


그 상태에서 실행을 늘리면 조직은 더 바빠지지만

속도는 오히려 느려진다.

이 장면을 여러 번 겪으면서 나는 한 가지를 배웠다.

전략 이전에, 기준이 먼저라는 것.


전략보다 먼저 필요한 질문


전략은 선택의 결과다.

하지만 선택은 기준이 있어야 가능하다.


우리는 어떤 고객을 위해 존재하는가?

우리는 어떤 매출은 하지 않기로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잘하는 회사인가, 무엇은 아닌가?


이 질문은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 “일단 해보자”로 넘어가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이런 질문은 성장하고 나서 해도 늦지 않아."

"오늘 하루는 진짜 다 같이 전투적으로 한번 해보자."

나의 바보 같은 철학이었다.


이 질문을 건너뛰면 전략은 계속 바뀌고

조직은 조금씩 피로해진다.


그래서 나는 성장보다 정의를 묻는다


요즘 나는 성장 전략을 묻는 대표님들에게

조심스럽게 이런 질문을 덧붙인다.

“우리는 어떤 회사가 되려고 합니까?”

성장은 숫자로 표현되지만 정의는 방향을 만든다.

정의가 선명해지면 무엇을 하지 않을지가 보이고

그때 비로소 집중이 생긴다.

우리는 그것을 MVC라 부르기도 하고 사업 방향성이라 정의하기도 한다.

그것이 무엇으로 불리건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집중이 생기면 실행은 오히려 가벼워진다.


혹시 지금

“무엇을 더 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 질문을 이렇게 조금만 바꿔보셔도 좋겠다.


지금 무엇을 멈춰야 하는가?

지금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가?

지금 단 하나만 남긴다면 무엇인가?


이 질문은

누군가를 평가하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내가 여러 번 돌아서 배운 질문이다.

성장은 결국 선택의 결과라는 걸

조금 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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