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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연 Apr 19. 2020

저탄고지에 빠져버렸다.

어느 날 중희 형이 갑자기 저탄고지를 하고 있는데, 저탄고지 이전은 내연기관이라면 이후는 전기차가 된 것 같다면 예찬을 했다. 그리고, 믿기 힘들었지만, 성격이 변하고 영어실력이 좋아졌다고 했다. 저탄고지라는 키워드를 처음 들은 건 아니었지만, 별 관심이 없었다. 왜냐하면, 어려서부터 별다른 병 없이 건강하게 잘 살아와서, 건강에 대한 걱정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몸이 하나씩 사이렌을 켜기 시작했다. 갑자기 발이 휘어서 아프질 않나, 손가락 마디가 끊어질듯하게 아프질 않나, 뱃살은 빠지지도 않고, 하루 종일 무기력증에 빠지기도 했다. 중희 형의 말에 갑자기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저탄고지의 교과서라고 하는 '최강의 식사'라는 책도 주문하고, 닥터밀로에서 초보자 키트를 구매도 했다. 뭔가 새로 시작할 마음을 가지니 신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리 연습할 겸 쌀밥도 안 먹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식사 약속이 좀 많았던 터라, 어쩔 수 없이 식당에 가기는 했지만, 최대한 고지방이 것들 위주로 식사를 했다. 식단이 지난 금요일에 와서 토요일부터 저탄고지 식단을 시작했다.


 놀라웠다. 아직 몸이 충분한 상태로 못 끌어올리긴 했지만, 굉장한 에너지가 몸에서 느껴졌다. 정신이 또렷해지고, 몸을 움직이고 싶은데, 배가 고프지는 않았다. 계속 배가 고프지 않으니 몸 구석구석에 충만함이 느껴졌다. 토요일에는 '최강의 식사'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집중력이 너무 높아져서 단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다. 내가 관심 있어서 책을 단숨에 읽어버린 것도 있겠지만, 평소라면 책 읽다가 지쳐서 딴짓하고 했을 텐데, 전혀 딴짓도 안 하고 쭉 읽어버렸다. 그리고, 저녁 늦게까지 전혀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책에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되는지 그리고 어떤 음식을 기피해야 되는지, 생활패턴이 어떻게 돼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바로 설득되어 버렸다. 오늘은 아침 8시에 일어나, 요가를 하고 영어 공부를 하고, 드라마를 두 편 보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버린 다음에 밖에 나가서 산책을 하고 돌아와서 빨래를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는데도 2시 정도밖에 안 됐다. 평소라면 낮잠도 좀 잤을 텐데, 잠도 오지 않았다. 뭔가 하고자 하는 능동적인 에너지가 넘쳐났다. 심지어는 최근 눈이 너무 빨리 피곤해져서, 체력이 빨리 떨어졌는데, 눈조차도 건강한 느낌이 들었다. 이게 정말 저탄고지의 힘이란 말인가.


앞으로 한 2~3주 동안은 주문한 스타터킷을 먹어야 하는데, 이미 난 지금 이 몸 상태에 너무 반해버렸다. 지금처럼 이렇게 먹는 시간을 줄이고, 자는 시간도 줄이고, 집중력이 높고 에너지 넘치는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 앞으로 더 몸을 최고의 상태로 끌어올리기 위해 최적화하려고 생각 중이다. 다이어트도 다이어트지만, 최상의 몸상태를 경험해보니 절대 끊지 못할 것 같다. 이렇게 더 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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