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밥상 위에서는 말이 막힐까

제34화

by 그래도

1. 밥상에 마주 앉으면, 말이 막힌다.

낯선 사람에게는 쉽게 꺼내는 이야기도, 젓가락 사이에서는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2. 요즘 어떠냐는 말에 “다 괜찮아”라는 대답은 배려가 아니다.

돌아올 말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젓가락 소리만 유난히 길어진다.


3. 그래서 가족의 대화는 흔히 '거짓 평화' 위에 선다.

말은 삼켜지고, 밥만 삼켜진다.

침묵이 식탁을 채운다.


가족 식탁의 침묵은 평화가 아니라 갈등을 피하려는 ‘회피적 의사소통(갈등이 두려워 마음을 닫거나 거리를 두는 대화 방식)’이다.
말이 막힌 자리에 남는 건 안심이 아니라, 풀리지 않은 마음의 무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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