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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에 흐르는 클래식음악? 멘델스존<결혼 행진곡>




결혼식장에 흐르는 클래식음악멘델스존<결혼 행진곡

클래식 음악이 사용되는 곳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이곳에 가면 꼭 클래식음악이 흐른다. 바로 축하와 축복 속에서 시작되는 결혼식장이다. 결혼식장에서는 여러 곡의 클래식 음악이 사용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 세계인이 약속이라도 한 듯 울려 퍼지는 두 곡이 있다. 신부입장에서 연주되는 바그너의 ‘결혼행진곡’과 신랑신부가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순간 연주되는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이다. 이 두 곡은 어떻게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결혼식곡이 되었을까? 


1858년 1월 25일, 영국의 빅토리아 공주 결혼식이 런던 세인트 제임스 궁전에서 거행되었다. 프로이센의 프레데릭 윌리엄 왕자와 결혼을 앞둔 빅토리아 공주는 자신의 결혼식 음악을 직접 선곡하였다. 빅토리아 공주는 평소 바그너와 멘델스존의 열렬한 팬이었다. 결혼식 입장곡으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중 3막 ‘혼례의 합창’을 퇴장곡은 멘델스존의 서곡 <한여름 밤의 꿈>중 ‘결혼행진곡’을 선택하였다. 빅토리아 여왕 결혼식 이후 두 곡은 전 유럽의 결혼식 음악으로 유행처럼 퍼져나갔다. 오늘날에도 전 세계의 결혼식 음악으로 사랑받으며 울려퍼지고 있다. 빅토리아가 선택한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은 어떤 음악일까?


모차르트에 비견할 만큼 천재 음악가로 불린 멘델스존은 어린 시절부터 괴테와 세익스피어의 작품에 빠져 있었다. 멘델스존은 1826년, 17세에 영국의 대문호 세익스피어의 희극 <한여름 밤의 꿈>작품을 읽고 이내 매료되었다. 작품의 줄거리는 요정의 숲속 아름다운 처녀 헤르미아는 애인 라이샌더와 함께 아버지가 정해 준 약혼자 드미트리어스에게서 도망친다. 드미트리어스는 약혼녀 헤르미아를 찾기 위해 숲속으로 들어간다. 드미트리어스를 짝사랑하는 헬레나 역시 사랑을 좇아 숲속을 헤맨다. 헬레나를 불쌍하게 여긴 요정의 왕 오베론은 헬레나의 사랑을 이어주기 위해 자기 아내 티타니아에게 쓰려던 사랑의 꽃 즙을 그녀에게 바르도록 계획한다. 


그 꽃 즙은 자는 사람의 눈꺼풀에 발라 눈을 떴을 때 처음 만난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사랑의 묘약이었다. 오베른은 요정에게 그 꽃 즙을 드미트리어스에게 바르라고 명령하였다. 하지만 그만 사랑의 꽃 즙을 라이샌더에게 발랐다. 요정은 자신의 실수를 알고 다시 드미트리어스에게 또 바르게 되면서 상황은 더 꼬이게 되었다. 두 남자 모두 헤르미아가 아닌 헬레나를 사랑하게 돼버린 것이다. 오베른은 가까스로 다시 묘약의 효능을 없애주는 해독약으로 라이샌더 눈을 깨끗이 씻어 주었다. 결국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오고 세 쌍의 커플이 성대한 결혼으로 마무리된다는 다소 엉뚱하고 재미난 내용이다.


멘델스존은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동명인 <한여름 밤의 꿈> 연주회용 서곡을 작곡하였다. 그로부터 17년 후인 34세 되던 해 프러시아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로부터 연극<한여름 밤의 꿈>에 사용될 음악을 의뢰받았다. 멘델스존은 17세에 써놓은 서곡과 함께 12곡의 음악을 더 작곡하였다. 총 13곡으로 구성된 극음악<한여름 밤의 꿈>을 선보였다. 오늘날에는 서곡, 스케르초, 간주곡, 녹턴, 결혼행진곡의 5곡이 한여름 밤의 꿈의 음악으로 한데 묶여 자주 연주된다.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중 아홉 번째 곡이 가장 유명한 <결혼행진곡>이다. 총 5막의 연극 한여름 밤 중 제5막에서 마치 한여름 밤의 꿈같은 연인들의 이야기가 끝나고 두 쌍의 커플들이 맺어진다. 또 요정의 왕 오베른과 아내 티타니아도 화해했다. 일이 잘 해결되자 아테네의 테세우스는 기뻐하며 자신의 혼례식에 헬레나와 드미트리어스, 헤르미아와 라이샌더와 합동결혼식을 올린다. 이때 한여름 밤의 꿈 중 아홉 번째 곡 결혼행진곡이 연주된다. 경쾌하고 강렬한 트럼펫의 팡파르가 힘차게 연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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