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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적인 봄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원시적인 봄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나는 사계절 중 봄을 가장 좋아한다. 봄이 주는 싱그러움, 상쾌함, 희망, 새로움이 좋다. 무엇보다 봄이 오면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봄을 주제로 한 음악 역시 밝고 경쾌하다. 비발디의 사계 중 ‘봄’,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멘델스존 무언가 중 ‘봄노래’, 요한 슈트라우스 왈츠 ‘봄의 소리’등 밝은 기운이 느껴진다. 당신이 느끼는 봄은 어떠한가? 저마다의 생김이 다르듯 봄이 주는 느낌도 제 각각일 것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보편적인 봄이 아닌 원시적인 느낌으로 봄을 표현한 음악가가 있다. 


1913년 5월 29일, <봄의 제전>이 초연되고 있는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는 난동이 벌어졌다. 음악회가 중반쯤 다 달았을 때 한편에서 ‘당장 공연을 중단하라’는 비난 섞인 야유를 보냈다. 또 한편에서는 ‘조용히 해 달라’는 항의와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제작자 디아길래프는 관객을 조용히 시키기 위해 조명을 껐다 켰다 반복했다. 안무가 니진스키는 관객의 태도에 화가 나서 공연장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스물여덟의 젊은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는 니진스키를 안으며 그를 말렸다. 공연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공연 사상 가장 유명한 스캔들로 기억되는 작품으로 남아있다. 


<봄의 제전>은 스트라빈스키의 3대 발레곡 <불새>, <페트루시카>중의 하나이다. 기획자 디아길래프의 의뢰로 1912년에서 1913년까지 작곡되었다. 스트라빈스키 음악을 담당하고, 니진스키는 안무를 맡은 발레 작품이다. 작품은 땅의 풍년을 기원하는 이교들의 제전에서 봄의 신을 위해 한 소녀가 춤을 추다 결국 자신의 생명을 제물로 바친다는 내용이다. 이교도의 주술적 내용과 끝없이 변화하는 기괴한 원시적 리듬, 위압적인 발 구르기는 관객을 극도로 불편하게 했다. 관객들은 역겹고 동물적이라 비난했다. 스트라빈스키는 훗날 그날의 난동이 자신의 음악 영향이라며 으쓱해했다. 그러나 사실 음악보다 니진스키의 혁명적인 안무의 영향이 컸다.


<봄의 제전>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다. 제1부는 대지에의 찬양에서는 총 8곡이 연주된다. 태양이 비추는 황량한 들판에서 이교도 남녀가 함께 대지를 두드리며 풍년을 기원한다. 부락의 장로들이 등장하며 대지를 찬양하는 예식을 행한 뒤 그들에게 대지의 춤을 추게 한다. 제1곡 서곡을 시작으로 제2곡 봄의 싹틈과 젊은 남녀의 춤, 제3곡 유괴의 유희, 제4곡 봄의 론도, 제5곡 적대하는 도시의 유희, 제6곡 현인의 행렬, 제7곡 대지에의 찬양, 제8곡 대지의 춤으로 1부가 마무리된다. 


제2부는 희생의 제사로 총 6곡이 연주된다. 달빛이 비치는 음산하고 황량한 들판에서 남녀들이 춤을 추고 있다. 부락의 장로들이 나타나 춤을 추고 있는 소녀 들 중 한 소녀를 선출한다. 선출된 소녀는 기쁨의 춤을 춘다. 신에게 바쳐질 소녀가 광란의 춤을 추다 숨을 거둔다. 남자들이 소녀의 시체를 들고나간다. 제1곡 서곡을 시작으로 제2부는 밤을 묘사한다. 매우 음산한 분위기의 이교도들의 밤을 나타내고 있다. 제2곡 젊은이의 신비한 모임, 제3곡 선택된 처녀에의 찬미, 제4곡 조상의 초혼, 제5곡 조상의 의식, 제6곡 신성한 춤을 끝으로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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