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높이

by Roselle

열두 층의 아파트

구름 뒤로 숨지 않은 산이

그대로 걸려 있던 높이


몇 개의 동이

서로의 손을 잡은 채

가운데를 비워 둔 자리


흙의 색을 닮은 바닥

풀 냄새가 먼저 닿고

초승달 폐타이어 위에 앉아

시간을 늘이던 놀이터


그늘은 늘

한쪽으로 먼저 오고

열을 식힌 정자는

오래 머문 어른처럼

자리를 내어준다


한 바퀴 굽이굽이

동네를 돌다

집으로 돌아오면

엄마가 타주던 한 잔


고소한 내음

사각거리는 얼음

설탕이 덜 풀린 듯

괜히 더 달게 느껴지던


입안에 오래 남던 여름


선풍기 미풍에

천천히 흘러가던

보통의 하루




뉴욕일보 칼럼니스트 작가 송지

https://newyorkilbo.com/4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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