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출퇴근
달력에 빨간 날로 칠해진 날을 우리는 공휴일이라 부르고 어렸을 때부터 학교를 가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쉬는 날로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나니 꼭 공휴일이라고 해서 모두가 쉬는 것은 아니었다. 공휴일은 관공서가 쉬는 날을 정해놓은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대기업은 쉬는 경우가 많지만 사기업의 경우에는 취업규칙에 휴일로 정한 날만 쉬면 되기 때문에 인원이 적은 중소기업의 경우 공휴일도 출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세월이 또 흐르니 변화가 찾아왔다.
근로기준법이 개정되어 2022년부터는 5인 이상 사업장은 모두 관공서의 공휴일을 모두 휴일로 부여하게 된 것이다. 물론 출근을 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휴일근로라서 수당을 더 받을 수 있다. 어쨌건 공휴일이 공무원들만 쉰다는 얘기를 이제는 듣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물론 5인 미만은 여전하지만..
업무가 많지 않다고 가정하면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공휴일은 모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공무원은 나름 괜찮은 환경이다. 공휴일이 많은 해에는 뭔가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도 든다. 주 5일제가 시행되면서 공무원은 주말이 보장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린 경향도 있다. 물론 어떤 공무원은 주말에도 출근해서 일처리를 하느라 바쁠 수 있지만 쉬는 날도 없이 일하게 하는 건 조직에 문제가 있을 것 같다.
경험은 해보지 않았지만 규정을 보면 지방공무원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서 정하는 지방공휴일도 적용받아 쉴 수 있다. 예를 들어 광주는 5.18 공휴일, 제주는 4.3 공휴일, 정읍의 5.11 동학농민혁명 공휴일 등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의 날에는 쉴 수 없다. 근로자의 날은 법정유급휴일이기 때문에 이때 일하는 근로자는 또한 수당을 더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주4일제 논의도 시작되었는데 과연 시민들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근무일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공무원의 출퇴근시간은 기본적으로 9 to 6 으로 되어있다.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에 퇴근하는 다른 회사원들과 다를 바 없다. 때문에 하루 근무시간은 8시간이 노멀이다.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시까지로 하고 있지만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게 조정할 수 있다. 다만 조금 특이한 출퇴근 시간을 적용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학교현장이다.
힉교의 경우 교육공무원인 교원과 일반직 공무원이 함께 근무하는데 다른 공무원들보다 근무시간이 적다. 점심시간이 근무시간으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의 경우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하고 4시 30분이면 퇴근한다. 지금은 교원이나 행정직이나 마찬가지로 적용되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국립이 아닌 공립의 경우 교육행정직 지방공무원이 배치되는데 2010년대 초반까지는 여전히 점심시간 1시간이 근무시간에서 제외되었다.
즉 같은 공간에서 근무함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과 행정직들의 출퇴근 시간이 달랐던 것이다. 이런 문제는 대략 2013년도를 전후해서 해결되었다. 지방 공무원이라 적용되는 지자체 규정이 조금씩 시간차이가 있어서 일률적으로는 말하지 못한다. 어쨌든 지금은 아예 규정에서 지방공무원의 근무시간을 교원과 동일하게 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같이 출퇴근하게 된 것이다.
사람은 아플 때 서러움을 가장 많이 느낀다. 그런데 다행히 공무원은 사용자가 국가나 지자체라서 아플 때 쉬더라도 유급으로 처리된다. 큰 회사가 아닌 경우 병가를 유급으로 해주는 경우가 적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이런 점에서는 근로자보다 조금 나은 처지다. 사실 조건은 괜찮은데 병조퇴나 병가를 사용할 때 가장 걸리는 것은 조직의 분위기다. 눈치 아닌 눈치를 받는 경우 쉬더라도 쉬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대로 근무했다간 더 크게 쉬어야 할 수도 있다.
공무원이 쓸 수 있는 병가는 일반적으로 최대 60일이지만 공무상으로 인한 경우라면 180일까지도 가능하다. 즉 질병휴직이 아닌 경우 60일 동안의 병가를 사용하면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게다가 병가는 재직 중이라 월급이 다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병가는 인원이 보충되지 않으므로 남은 조직원들에게 업무가중이 생길 수가 있으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길게 사용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또한 병가 일수가 6일 초과, 즉 병가를 7일 이상 사용하게 되는 경우에는 진단서를 첨부해야 한다. 만약 이를 첨부하지 않으면 병가가 아닌 연가로 처리해야 한다. 연가로 처리해야 하는데 진단서를 징구하지 않고 병가로 처리하면 연가보상비 지급에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감사에서 지적되기도 한다.
어쨌든 모범적인 사용자를 표방해야 할 국가와 지자체이기 때문에 아픈 직원이 요양하여 잘 복귀할 수 있도록 환경은 갖추고 있는 것이다.(환경은...말이지)
아플 때는 참지 말고 쉬자. 그러라고 병가제도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몰라서 안 쉬는게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