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르바나
이연수
문사에 올라 일주문을 지나는 동안
선방禪房은 고요와 침묵이 가득하고
달빛이 산허리에 내려앉아 독경소리와 목탁소리가 깊어간다
속세를 떠나온 길은 샘물소리 가득하고
운무가 자욱한 법당기와에
청룡 두마리 휘감겨 용문사 길을 인도한다
대장전 윤장대를 한번 돌리면 염원이 경내에 가득하고
경전을 읽은 듯 번뇌가 소멸되어
공덕이 쌓여 소원이 성취되니 독경소리와 목탁소리가 깊어지며
열반涅槃에 든다
번뇌가 소멸된 용문사 윤장대에서
탱화를 넘나드는 설화 속 신라 경문왕과 두운선사가
떠나지 못한 윤장대에서 청룡의 전설은 별이 되고
산사를 채워가는 푸른 눈빛은 천년을 넘은 니르바나*로
윤장대는 오늘을 돌리는 중이다
*니르바나:모든 번뇌의 얽매임에서 벗어나고 진리를 깨달아 불생불멸의 법을 체득한 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