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긍정바디연구소장 Jul 11. 2022

대학이 사회적 울타리가 될까?

드라마 [안나]: ‘안나’가 짊어진 30억 대학 학위의 가치

“난 마음먹은 건 다해요.”: 하나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못한 그녀의 인생


#1. 가짜 대학생이면 어때 


“합격했어” 


이 한마디로 시작된 거짓된 삶의 시작. 

그녀가 짊어지고 가야 할 거짓말의 무게가 참으로 무겁게 다가온다. 


유미에게 대학은 어떤 의미였을까? 

한 번도 그 안에 진정으로 소속되어 보지 못한 그녀가 그토록 들어가고 싶은 곳, 

머물기 위해 발버둥 쳐도, 결국은 갈 수 없었던 열망과 처절한 노력들이 혼재된 공간이었을까?


‘대학’이라는 울타리가 가져다주는 사회적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요즘 핫한 쿠팡 플레이 드라마 [안나] 주인공 유미는 특정 대학에 꼭 가기 위해 다시 수험생의 길을 선택한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실망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는지, 실수인지 진심인지, 순간적으로 거짓 합격 소식을 전하게 된다. 이것이 그녀에게 어떤 삶을 가져다 줄지 알았을까?  

거짓말로 대학 생활을 하고,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남자 선배를 따라 미국 어학연수를 나서는 새로운 꿈을 꾼다. 그러나, 꿈은 단숨에 깨져버리기 마련. 늘 거짓은 오래가지 못한다.




있어 보이는 삶에, 진짜로 없는 한 가지


#2. 명문대 유학과 미술 전공, 부잣집 딸의 인생을 훔치다


다시, 그녀에게 다가온 현실, 아빠의 소식. 유미는 다시 성실하게 일하는 삶을 선택해,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나 다시, 유혹의 순간, 전환점을 맞이한다. 또다시 거짓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제는 단순한 거짓이 아닌, 누군가의 인생을 사칭한다.     


공교롭게도, 다시 시작된 거짓 삶의 시작 역시 ‘대학’이었다. 거짓 학력으로 

미술 이론을 가르치는 미대 강사로, 심지어 대학 교수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러다, 진짜 안나(현주)와 마주하고, 그녀는 자신을 사칭한 대가로 30억을 요구한다. 

“30억, 왜 학위가 쌀 줄 알았어?” 


솔직히, 필자는 모든 학위를 받는데 30억이 들지도 않았고, 그 학위로 30억 근처도 벌지 못한다. 앞으로 30억의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당연히 모른다. 대학 학위가 과연 얼마의 가치를 지니는 있는 걸까? 왜 그렇게 거짓 대학 학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끊임없이 올라오는 것일까? 새삼 학위의 가치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해본다.


드라마 [안나]는 우리 사회에 있어 온 거짓 학력의 위험성을 극적으로 묘사해 주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가치는 절대로 거짓이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것이 아닐까? 

거짓으로 가져졌다고, 내가 돋보여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우리 사회에 등장하는 학력 위조, 학력 부풀리기 등의 문제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대목이다. 


대학 학위가 비싸다고, 가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학 학위가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조차 아니다. 

대학 학위가 사회적 울타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분명히, 대학 학위가 기회의 기준이 되는 것은 있겠다. 

대학 학위의 목적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가능하다면 대학이 지식의 상아탑으로, 학문을 탐구하고, 새로운 배움의 장으로서의 중심 역할을 하기를 바라 본다. 




# 내 삶의 무게를 지니고 살아가는 법: 보편적 윤리


명확한 것은 인간의 보편적 윤리를 기반한 선택만이 나를 지킬 수 있다. 


그녀의 삶이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기본적 윤리가 기반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물론 그녀의 안타까운 삶에서 느껴지는 탁탁한 기운이 내 마음도 죄어온다. 하지만 분명 다른 선택을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리플리 증후군의 무서운 단면을 여실히 드러내 준 작품이다. 어찌 보면, 배려심 없고, 무자비한 집안의 가족들과 현주(안나)를 원망하고, 그들의 탓으로 돌려버릴 수도 있겠다 싶다. 


다만 우리 사회 안에서 보듬어 주어야 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깊은 생각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되었다. 약자들을 무시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마땅히 분노하고, 

고졸 학위로 넘어야 할 수많은 산들이 더없이 크고 무섭게 느껴졌을 안나를 무한히 공감한다. 

그렇지만 유미이자 안나인 그녀의 선택은 어느 시점에도 용서받지 못한 자로 남을 수밖에 없을 듯싶다. 


드라마 [안나] 속 안나를 통해, 급변하는 사회에 다시 한번 대학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아침을 깨우는 작은 루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