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강요로
사랑이 사람과 세상을 지배한다면 세상에는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습니다. 돈도 법도 필요 없고 정치도 종교도 나라도 필요 없습니다. 병원도 약도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사랑이란 것을 모릅니다. 배우지도 않죠. 당연히 사랑의 행함은 세상에 없습니다.
돈이나 물질에 대한 욕심이나 집착뿐 아니라 이성, 가족, 친구 등에 대한 애착도 사랑은 아닙니다.
사랑(아가페)에는 ‘법칙에 근거한’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중력은 우주 어디에서나 그리고 언제나 예외 없이 변함없이 동일하게 작용합니다. 사랑은 그러한 것이고 변하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성적 필요나 이해관계 혹은 감성적, 본능적, 혈연적 등등을 근거로 하여 사랑을 연관시키는 것은 어휘나 어휘력 부족으로 인한 잘못된 사용입니다.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것도 이내 원수관계가 되는 경우가 있는 것입니다.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은 견디지 못하겠다고 하여 결혼했다가도 같이 있는 것을 못 견디겠다고 이혼하는 것이죠. 가족 관계도 그렇고요. 자식이 원수라고 하고 살인도 생기는 것이죠.
구호 상으로는 서로 사랑하라고 하고 심지어 우리는 하나라고 하기도 하지만 그리고 실제로 동의하여 그런 관계가 형성된 것처럼 느끼는 경우가 있겠지만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사랑하도록 준비되어 있지도 않고 할 줄도 모릅니다. 만약에 싸우지 말고 서로 사랑하라는 말을 듣는다면 강요로 여기는 것이죠.
그런 강요는 부조리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입니다. 나라사이의 회담에서 “우리 서로 사랑합시다.”라는 말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죠.
사실 세상의 모든 제도는 사랑이 불가능하다는 전제 위에 구축되어 있어서 사랑이라는 원칙뿐 아니라 그런 지침 자체가 없습니다. 어떤 이념에도 없는 것이죠. 사랑이 있다면 자본주의니 민주주의니 하는 이념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사랑법칙이라는 것입니다. 사랑이 아닌 동기에서 하는 모든 것은 실패하고 소멸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사이에 가져야 하고 나타내야 할 유일한 관계나 태도도 사랑입니다. 이에 반하는 것은 법칙을 거스르는 것이어서 결국 살지 못하게 됩니다.
세상에는 사랑을 부당한 강요로 여기는 사람과 사랑이 아닌 것에 대한 강요를 목숨을 걸고 거부하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략 1000:1이지만 숫자가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을 강요로 여기고 그 지배에서 벗어난 모든 사람은 생존에서도 벗어나게 됩니다. 법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