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2차 면접이 끝나고 다시 글쓰기
000님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필기]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합격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아직 2차 면접이 남아 있다. 면접시험은 11월12,13일이다. 문제 수는 딱 3개, 시간은 10분 내외. 합격률도 80% 로 필기시험의 합격률 40% 보다 높다. 그런데도 면접이 필기보다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필기는 개념을 대충만 알고 있어도 풀 수 있지만, 면접은 대충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공부 범위가 필기에 비하면 아주 좁다는 것이다. 교수법, 문법, 인성과 소양, 이렇게 3가지만 공부하면 되니 다행 중 다행이다.
1차 필기 합격 여부를 확인하고, 네모난 방 한쪽 구석에 선인장처럼 우뚝 서 있는 내 책장으로 갔다. 거기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다소곳이 꽂혀 있는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대비를 위한 책들을 꺼냈다. "에휴' 하고 한숨이 나왔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러 가는 사람의 심정과 같다고나 할까.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2차 면접 기출문제를 봤다. 강사가 정리해준 '2차 면접 기출문제'는 100개가 좀 안 되었다. 인성과 소양은 어렵지 않으니까 시험 보기 일주일 전에 정리하기로 하고, 교수법과 문법 먼저 공부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기출문제에 답을 달아가면서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될 것 같았다. 교수법과 문법은 1차 필기를 준비하면서 이미 공부했던 내용들이다. 그래서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다. "간단하구먼. 이제 시작해볼까. Go!"
[문법 기출문제]
1. 높임법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
2. '앉다'를 높임법 어미를 써서 활용해 보세요.
3. '계시다'와 '있으시다'의 차이를 예문을 들어 설명해 보세요.
4. 높임법 중 '상대 높임법'의 종류와 예시를 들어 말해 보세요.
5. 높임법의 어미에는 어떤 것이 있고, 이를 활용해서 예를 들어 보세요.
6. '통장에 잔고가 많으십니다'와 '커피이십니다'의 오류를 설명해 보세요.
7. 백화점에서 '손님 여러분 여기서 기다리실게요.'의 오류를 설명해 보세요.
8. 'ㄹ불규칙'('ㄹ탈락')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
9. '만들은'과 '만든' 중 무엇이 맞는가?
10. 'ㄹ탈락' 현상이란 무엇인지 예문을 들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설명해 보세요.
11. 'ㅂ불규칙'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
12. 'ㄷ불규칙'에 대해 예문을 들어 설명해 보세요.
13. '-(으)면서'를 학생들에게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14. '-(으)면서'를 PPP제시 단계에서 형태와 의미를 제시해 보세요.
15. '영수는 공부하면서 나는 놀았다'가 비문인 이유를 설명해 보세요.
16. '밥을 먹으면서, TV를 보면서, 말하면서' 등 행동을 하나씩 덧붙여가면서 말하는 활동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17. '-(으)ㄴ'과 '-던'의 차이는 무엇인가?
18. '내가 마신'과 '내가 마시던'의 차이는 무엇인가?
19. '어제 내가 마신 음료수가 무엇이었지?'
20. '마시던'의 의미가 한 가지뿐인가?
21. '본'과 '보던'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리고 외국인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22. '-느라고'의 예문 및 제약을 설명하세요.
23. '-느라고'를 사용해 비문을 형성한 학생의 발화를 어떻게 고쳐줄 것인지 설명하세요.
24. '-느라고'와 '-아/어/해서'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
25. '-(으)니까'는 원인을 나타내는데, 집에 가니까 엄마가 안 계셨다.'에서 '-니까'는 어떤 의미인가?
26. '-아/어/해서'와 '-(으)니까'의 차이를 설명하세요.
27. '-아/어/해서'와 '-(으)니까'의 차이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28. '은/는'과 '이/가'에 대해 설명하시오.
29. '은/는'과 '이/가'의 차이를 초급자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30. 격조사와 보조사의 차이는 무엇인가?
31. 한국어는 조사가 발달되어 있는데, 격조사와 보조사는 어떻게 다른가?
[교수법 기출문제]
1. 연역적 방법과 귀납적 방법의 차이는 무엇인가?
2. 뉴스를 활용한 하향식, 상향식 수업을 구성해 보세요.
3. 읽기 수업을 6단계로 나눌 때 4단계에서 신문 읽기를 하고 싶다. 신문 읽기 전에 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이 있을까요?
4. 한국어 발음 교육에서 상향식과 하향식 교수법을 설명해 보세요.
5. 단모음과 이중모음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6. 단모음과 이중모음, 그리고 경상도 사람들의 이중모음 발음 시 해결방법은 무엇인가?
7. 단모음에는 어떤 것이 있고 가르치는 순서는 어떻게 되는가?
8. 스키마를 활용한 수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 듣기 수업을 스키마를 활용해서 설명해 보세요.
9. 듣기 교수 모형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
10. 고급 학습자들의 듣기 교육 시 상향식과 하향식 방법 중 효과적인 것이 무엇인지 비교하여 설명해 보세요.
11. PPP모형과 TTT모형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12. 결과중심쓰기와 과정중심쓰기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
13. 통제된 쓰기 활동의 유형을 설명해 보세요.
14. 기계적 연습과 유의미적 연습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
15. 말하기 전략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
16. 내용중심교수법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
17. '먹다'를 나선형 교육으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18. 초급 학습자에게는 어느 교수법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가?
19. 어휘 교수를 하다 보면 계열을 활용해서 가르쳐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 어휘 계열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설명해 보시오.
[인성&소양 기출문제]
1. 왜 한국어 교사가 되려고 하는가?
2. 본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3. 본인이 한국어 교사로서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4. 본인이 한국어 교사로서 지닌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5. 단체 생활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
6. 본인이 살아오면서 가장 힘든 일과 보람이 있었던 일은 무엇인가?
7. 한국어 교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은 무엇인가?
8. 대답을 하지 않는 학생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9. 수업 중 방해하는 학생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말해 보세요.
10. 사적인 만남을 요구하는 학생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11. 교사로서의 경험이 있는가?
12. 한국어를 이용하여 해외에서 어떻게 봉사할 것인지?
13. 문화적 소양을 쌓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14. 한국어 교사로서 본인이 앞으로 할 개인적인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15. 존경하는 교육자는 누구인가?
16. 외국인 학습자가 실생활에서 어려움을 호소한다면 교사가 제공할 수 있는 도움은?
17. 한국어 교사로서 가져야 할 소양은 무엇인가?
18. 한국어 교실 수업에서 교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19.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일하게 된다면 가져야 할 소양은 무엇인가?
20. 수업 중 학생이 욕설을 하는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21. 수업 시 필요한 교칙을 만든다면 어떤 내용으로 만들 것인가?
22. 학생이 수업에 방해되고 문제를 계속 일으킨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23. 수업시간에 계속 질문하는 학생에 대한 대처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24. 한 학급에 배정된 학생들의 수준 차이가 많이 난다면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25. 과제를 하지 않는 학생이 있을 경우 과제를 하게끔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는가?
26. 교실 밖에서 학생과의 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
27. 학생이 질문을 했는데 잘 모른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28. 뛰어난 학생과 뒤처지는 학생의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29. 학생이 학비가 없어서 수업을 못 듣는데 도와 달라고 한다. 어떻게 하겠는가?
30. 본인이 어떤 상황이면 결강을 할 것인가? 시할머니 장례라면 결강할 것인가?
31. 학생들이 교실수업 이외에 밖에서 도움을 청하거나 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32. 한국어 교육기관에서 수업시간 외에 다른 시간을 더 요구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33. 한국어 교사에게 외국어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34. 한국어 교사로서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겠는가?
35. 한국어 교사가 된 이후에 실력을 연마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36. 한국어 교사와 국어교사의 차이를 설명해 보세요.
문법, 교수법의 기출문제는 50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기출문제가 그대로 시험에 나올 리 없기 때문에 기출문제에 예상 문제를 더해서 공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듣기 수업의 교수 모형에 대해 물어보는 기출문제가 있다고 하자. 올해는 듣기 수업의 교수 모형 말고 '읽기', '말하기', '쓰기', '발음 교육', '문법교육'의 교수 모형에서 문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6개를 다 알아 두어야 한다. '읽기 전략'을 묻는 문제가 있다면 '읽기 전략' 외 듣기, 말하기, 쓰기 전략에 대해 함께 알아 두어야 하고, 교수법에서 '내용중심교수법'에 대해 물어봤다면 나머지 10개의 교수법도 알아두는 게 좋다. '-느라고', '-아/어서', '치고' , '커녕', '-겠-', '-던'과 '-은', '에'와 '으로', '에'와 '에서', '-(으)면서', '-자마자', '-자', '-는 바람에', '-는 탓에', '-는 통에', '-는 대로' 등과 같은 문법 표현은 각각의 의미가 무엇이며, 어떤 제약이 있는지, 유사 문법 간의 차이점은 무엇인지를 예문과 함께 알아 두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 기출문제가 50개에서 100개, 혹은 그 이상으로 늘어나는 놀라운 마술(?)을 보게 된다. 내가 앞에서 했던 '어렵지 않다'는 말, '간단하다'는 말은 취소하겠다. 면접관의 질문에 답을 못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나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려서 공부가 되지 않았다. 아기처럼 "엄마, 나 어떡해. 못 하겠어" 하고 울고 싶은 마음이었다. '2차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내년에 한 번 더 있다. '올해는 포기하고 내년에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절박했다. 올해 시작한 일은 올해 꼭 끝내고 싶었다. "한번 해보지, 뭐" 하고 가볍게 시작한 일에서 '합격'이라는 묵직한 결과를 내고 싶었다.
2차 면접을 준비하면서 내가 사용한 '공부 기술'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첫째, 부정적 이미지에 긍정적 이미지 Ctrl + v(붙여 넣기).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나는 머릿속에 박힌 나의 모습을 다시 그렸다. '면접관의 질문에 어쩔 줄 몰라 덜덜 떠는 나의 모습'에 '묻는 말에 또박또박 대답하는 나의 모습'을 붙여 넣기 했다. 이미지만 바꿨을 뿐인데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심지어 이미 면접에 통과한 사람처럼 기뻤다. 이게 가능해? 가능하다. 사람의 뇌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그리는 대로, 내가 말하는 대로 믿고 반응한다.
뇌 과학자 조지프 르두(Joseph E. LeDoux)는 “시냅스에는 많은 정보들이 기록되고 저장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시냅스의 새로운 형성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인격과 운명이 바꾸게 된다”라고 말한다. 인간의 몸은 가령 상상 속의 일이라도 할지라도 현실로 받아들여 몸이 상상하는 것에 반응한다는 말이다. 상상만으로 입속에 레몬이 가득 차 있다고 상상해보자.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우리 몸은 아주 신맛이 나는 레몬을 떠올린다. 몸이 신맛에 반응하고, 입속에 침이 고이게 되는 경험을 바로 하게 된다. 이런 반응을 토대로 ‘인간의 뇌는 현실과 언어를 구분할 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다.
출처 https://naver.me/501EvkGJ
둘째, 연습만이 살길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연습하자.
몇 주에 걸쳐 정리한 나만의 모법 답안을 보면서 실전에서 말하는 것처럼 말해 보았다. 말이 막히는 부분은 펜으로 체크해 두고, 다시 연습했다. 이렇게 공부하는데도 문장이 입에서 겉돈다. 누가 들어도 "외워서 답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수준이다. '이런, 큰일 났구먼. 2차 면접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떡하지? 어떡하긴 뭘 어떡해. 그냥 하는 거지.' 뾰족한 수가 없을 때는 그냥 하는 게 답이다. 2차 면접 보기 2주 전, 내가 좋아하는 '자전거와 글쓰기'를 중단하고 매일 아침 운동복 차림으로 집 근처 카페로 출근해서 3시간 동안 꼼짝 않고 공부만 했다.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옳다면 두렵고 겁이 나도 그냥 가야 한다. 두렵다고, 해도 안 될 것 같다고, 포기해 버리면 그 길은 앞으로도 갈 수 없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발밑만 보고 가면 된다. 그렇게 발밑만 보고 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가고자 했던 목적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해도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자라기 시작한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이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라고 말하나 보다.
11월 12일. 드디어 2차 면접을 보는 날.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와준 내가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이제는 결과 따위 중요하지 않다. 2차 면접을 준비하는 자세만큼은 합격이기 때문이다.
2차 면접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다. 장소는 한국산업인력공단 건물 지하 1층, 내가 신청한 시간은 오후 3:30이었다. 4시까지 대기하고 있다가 4시부터 순서대로 면접실에 들어갔다. 면접 시간은 10분 내외, 질문은 3개였다(1명의 면접관이 1개의 질문을 한다.)
한국어 교사가 가져야 할 자질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질이 무엇입니까?
학습자 중심의 수업이란 무엇을 말합니까?
단모음 'ㅓ'와 'ㅜ'의 차이가 무엇이며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어떻게 가르치겠습니까?'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다!' 나는 신이 나서 알고 있는 지식을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두 번째, 세 번째 질문까지 빈틈없이 답하고 나니 10분이 1분처럼 지나가버렸다. 기분 좋게 면접을 끝내고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수고했어요." 하며 나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나는 그런 남편에게 말했다. "6개월이 넘는 도전의 대장정이 이제 끝났네요. 너무 좋다." (나는 지금도 가끔 올해를 돌아보면서 혼자 '너무 좋다.'라고 외친다.) 2차 면접도 1차 필기와 같이 100점에서 60점 이상 받으면 합격이다. 3개의 질문에 다 대답을 했고, 면접관들이 나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으니 2차 면접도 합격했으리라 믿는다.
첫째, 합격의 열매
한국어교원3급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해서 당장 한국어 교사로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급이든, 2급이든 실전 경험이 없으면 큰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한국어교원자격증3급이 무용지물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어쨌든 국가공인자격증이다.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1차 필기 합격률이 가장 높을 때가 40%이었다. 2차 면접 합격률은 대체로 80%가 좀 안 된다. '그까짓 자격증'이라고 하기에는 값이 좀 나간다. 공부할 내용도 많다. 10개월 만에 한국어교원양성과정(이론과 실습)을 마치고 '합격'이라는 열매를 맺었다는 것은 자랑할만하다.
둘째, 자기 효능감
나는 이번 도전으로 '자기 효능감(스스로가 '할 수 있다'라고 믿는 마음)의 레벨'을 한 단계 더 높였다. '자기 효능감'과 '두려움'은 반비례 관계다. '자기 효능감'이 높아질수록 '두려움의 강도'는 약해진다. 사람이 살아있는 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두려움은 살아 있는 것에 기생해서 힘을 키우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은 도전과 성공의 경험이 쌓여서 '자기 효능감'이 높아지면 두려움은 얼마든지 극복 가능한 수준이 된다. 목줄에 묶인 강아지라고나 할까.
셋째, 도전의 나비효과
2차 면접시험이 끝난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이다음'을 생각한다. "이다음에는 무엇을 할까?"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힘이 나에게 있는데 그 힘을 써서 무엇이라도 해보고 싶었다. 도전이 불러온 나비효과인가. 도전은 또 다른, 그러나 이전보다는 더 크고 높은 도전을 낳는다. 2차 면접 합격자 발표는 11월 30일이고, 한국어교원자격증 3급은 심사를 거쳐 내년 봄에나 나온다. 그러나 나는 이미 한국어 교사가 된 것처럼 한국어학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 또 2차 면접을 준비하느라 미뤄두었던 글쓰기와 투자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살아 있음에 깊이 감사하다. 숨이 붙어 있는 한 무엇이라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전은 생명을 가진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대단한 특권이다. 이 특권은 나이, 성별, 재산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졌다. 나는 공짜로 주어진 이 권리를 마음껏 누릴 작정이다. 더 많은 사람이 나와 함께 도전할 수 있는 권리를 누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