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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연솔 Oct 30. 2022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당연하게 여길 때 까지

끝마치는 말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여기에 있다.

당연하지 않은 커피와 당연하지 않은 한숨이 당연하지 않은 아침에 찾아온다.

그것들을 당연하게 응시하는 눈의 감촉이 당연하지 않을 때

저 멀리 손을 흔드는 것들을 떠올려 본다.


어떤 것들은 멀리 오느라 잃어버린 줄도 모른 채 걸었고,

어떤 것들은 멀어진 것을 핑계로 일부러 잊어버린 척 걸었다.


잊은 척 걸어가다 진짜로 잃어버렸다고 믿었던 것들을 우연히 모두 마주쳤을 때.

사실은 당연하게 여길 때까지 그저 삼켜 냈었구나.

커피와 함께 한숨과 함께 하루와 함께 삼키고 있었구나.


당연히 삼킬 수 있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게도 게워 낼 수밖에 없을 때.

서러움에 왔던 길을 돌아보면 쫓아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까마득한 길을 그저 혼자서 걷고 있다는 사실에

불현듯 낯 모를 감정이 고개를 가까이하면

차마 시선을 마주하지 못해 떨어지는

고개를 따라 흐르는 투명하고도 끈적한 시간.


그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당연히 어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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