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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과나 Jul 20. 2023

아미 경력 6년인데... BTS 페스타 '불문율' 어겨

페스타 기간 싱가포르 공연장 방문...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기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을 맞아 전국이, 과장을 조금 보태면 전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원래부터도 방탄소년단의 데뷔일인 6월 13일을 D-DAY로 삼아, 아미들은 6월은 페스타 기간이라 부르며 특별하게 즐겨왔다. 이 기간엔 소속사가 풀어주는 콘텐츠가 쏟아진다.

조금만 방심하면 실시간으로 늘어나는 떡밥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 이 사정은 멤버 슈가가 언급한 "페스타 기간엔 약속도 잡아선 안돼! 매일 떡밥이 떨어지거든"이라는 명언으로 재탄생했다.

특히나 데뷔 10주년을 맞은 올해는 더 특별하다. 5월 31일 페스타 캘린더가 공개되는 것을 시작으로 어떤 날은 방탄소년단의 예전 연습영상이 올라오고, 어떤 날은 새로운 음원이 발매되고, 새로 발매된 음원의 라이브 영상이 공개되기도 한다. 날짜마다 다른 그림들을 보며 어떤 콘텐츠가 올라올지 기대하며 예상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방탄소년단 마음 씀씀이에 반했다
       

▲ 10주년을 기념하는 페스타 캘린더 ⓒ 하이브


옥외 광고 이미지가 그려진 6월 2일에는 멤버들의 고향인 대구, 부산, 일산, 잠실 등 전국 곳곳에 멤버들이 아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긴 옥외광고가 걸렸다.


6월 8일에는 데뷔 10주년을 팬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머리를 맞댄 멤버들 영상이 올라왔다. 멤버의 생일이면 팬들이 소속사인 하이브 사옥 앞에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담은 래핑버스를 세워두거나, 근처 정류장에 생일 광고를 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방탄소년단이 팬들에게 역으로 선물을 하자는 것에 뜻을 모았고,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할지 논의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지난 6월 2일 올라온 옥외광고의 뒷이야기인 셈이다.


'팬이 가수에게 이벤트를 해주는 건 봤어도 가수가 팬들 보라고 이벤트를 하는 것을 보는 날이 다 있구나' 싶어 다시 한번 그들의 마음 씀씀이에 반했다. 우리도 여러분의 삶을 응원하는 팬이라고 했던 평소의 말이 진심이었음을 그렇게 증명했다. 


무대 위의 멋진 모습도 보여주지만 그 무대를 만드는 뒷이야기도 함께 보여주는 그들만의 방식은 10주년 페스타에도 여전히 빛을 발했다.


▲ 그룹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하루 앞둔 12일 오후 외국인 관광객이 BTS를 상징하는 보랏빛으로 물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건물을 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뿐이 아니다. 6월 10일경부터는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인 남산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 서울시청, 세빛섬, 세종문화회관, 반포대교, 월드컵 대교 등이 밤마다 보랏빛으로 빛나고 있다. 또 이번 주말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대규모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토요일에는 BTS 히스토리월, 무대 의상 전시, 기념 조형물, 사진전, 라이브 스크린, 불꽃놀이 같은 볼거리들이 여의도 한강공원에 마련된다. 그 이벤트의 백미는 멤버 RM이 직접 참여하는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라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사연신청을 받고 신청을 통해 당첨된 3천 명의 팬들이 리더 RM과 함께 현장에서 즐길 예정이다. 해당 행사에 당첨된 팬들의 기쁨에 찬 트윗들을 보며 나도 덩달아 기뻐했다.


아미인 내가 '불문율' 어긴 속사정


나도 그 행사에 너무 참여하고 싶지만 결과적으로 응모하지 않았다. 하필 그날 한국에 없기 때문이다. 팬이 되어 페스타를 즐긴 지 6년이나 된 경력직 아미인 내가 어쩌다 '페스타 기간엔 약속도 잡아선 안돼!'라는 불문율을 어기게 되었을까?


사정은 이렇다. 멤버들이 군입대로 인해 단체 활동을 잠시 멈추면서 개인곡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이미 두 개의 꽉찬 앨범을 낸 슈가가 3부작의 마무리와도 같은 'D-DAY'라는 앨범을 발표하면서 솔로 투어를 진행했다. 4월 북미를 시작으로 자카르타, 일본, 방콕, 싱가포르까지 공연한 후 서울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그런데 서울 투어 일정이 발표되자마자 오금이 저려왔다.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이틀 공연이라니. 잠실 주경기장에서 공연을 해도 전석 매진되는 상황에서 아무리 솔로 콘서트이기로서니 잠실실내체육관은 규모적으로 너무 작다. 3층 1만 1000석 규모라고 해도 무대 뒤쪽에는 관객이 앉지 못하기 때문에 360도로 설치된 좌석 중 240도 정도만 유효좌석수라고 가정하면, 스탠딩까지 합쳐도 한 공연에 7~8천 명 정도밖에 들어갈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럴 때 팬들의 입에서는 '아미가 몇 명인데 누구 코에 붙이냐'는라 말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 소속사는 팬클럽을 대상으로 콘서트 좌석 응모를 받아 추첨을 하기 때문에 누가 콘서트에 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당첨이 되면 가고 안 되면 못 가는 것이다. 


▲ 방탄소년단 10주년 방탄소년단 10주년을 맞아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 기념벽화가 설치되고 있다. ⓒ 이정민


멤버의 첫 솔로 콘서트인데 모든 걸 운에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친구와 나는 아시아권 공연 중에서 하나를 가기로 했다. 적어도 외국 공연의 경우, 열심히 티켓팅을 하면 가능성은 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이틀의 공연을 모두 갈 수 있는 티켓을 구매할 수 있었다(싱가포르는 나중에 회차가 추가되어 총 3회 공연이 되었다). 보통 페스타는 6월 13일 마무리됐기 때문에 데뷔 10주년 당일이 지난 후에도 이런 대규모 행사를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한강에서 하는 대규모 행사에 가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다행히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 코너는 라이브로 중계를 해 줄 예정이라고 하니 싱가포르(한 시간 시차)에서 그 방송을 볼 예정이다. 싱가포르 콘서트장을 찾을 다른 아미들도 그 시간이 되면 어딘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웃고 탄성을 터뜨리고 하는 모습이 벌써 그려진다.  


이번 주말 이벤트가 10주년 기념 페스타의 대미를 장식하지 않을까 싶다. 이벤트가 열리는 한강공원에서도 싱가포르의 공연장에도 수많은 아미들이 모여 함께 즐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할 수 없는 수많은 팬들도 랜선 너머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페스타를 즐길 것이다. 


아무쪼록 안전에 유의하며 질서 있게 즐기고 건강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덧붙이는 글 오마이 뉴스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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