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편(3)
자유의 여신상, 월스트리트, 세계 무역센터, NYU 구경을 끝내고 나는 초등학교 때 친구를 만나러 타임스퀘어 근처로 향했다. 그 친구는 초 6 때 필리핀으로 이민을 가서 국제학교를 다녔고, 미국의 시카고 대학교에 입학했다. 최근에는 졸업하고 뉴욕의 한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 친구를 뉴욕에서 보니 굉장히 신기했다. 항상 한국에서만 보다가 뉴욕에서 만나니 서로 성공하고 만나는 느낌이 들었다. 묘한 느낌이었다.
우리는 Old Homestead Steakhouse라는 오래된 스테이크 집으로 갔다. 1868년에 문을 열어 지금까지 영업을 계속해오고 있다고 한다. 식당 내부 분위기는 엄청 고급스러웠다. 고급스러운 것이 화려한 것이 아닌 클래식하고 깔끔한 고급스러움이었다. 몰랐는데 백종원도 뉴욕 여행을 하다가 이 레스토랑에 들렀다고 한다. 이 정도면 보장된 맛집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스테이크 가격은 1인당 10만 원 정도로 맛은 그냥 가격 값 정도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2차에는 한 명이 더 추가되어 총 4명이서 수제 맥주 집을 갔다. 전역하고 처음으로 전형적인 미국 맥주집을 가니 정말 기대가 되었다. 나를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친구들이었다. 한 명은 석사 생활을, 한 명은 일반 직장생활, 나머지 한 명은 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모두 나하고 동갑인 친구들이었는데 나를 제외하고 모두가 열심히 살고 있었다. 나는 대학교를 1년 늦게 들어갔으니 그들보다 취업 과정이 1년 정도 늦은 샘이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내가 군대를 다녀올 동안 모두가 나를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나는 2년 동안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는데 나의 다른 친구들은 전부 2년 동안 무언가를 이뤄냈으니 말이다. 이런 식의 생각은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당시에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며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나를 끊임없이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확실한 나의 장점이다. 앞으로도 미국 여행에 대해서 할 말이 많지만, 확실한 건 이번 여행은 일반적인 여행이 아니었다. 보통은 여행지를 가서 휴양하고, 즐기고 오지만 이번 여행은 나의 몰랐던 점이나 부족한 점, 새로운 점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신나게 4명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갈 때가 되었다. 뉴욕의 신기했던 점은 지하철이 24시간이었던 점이었다. 중간에 한 시간 정도 쉰다고 들었지만 이 정도면 매우 훌륭한 시스템이었다. 캘리포니아에서 살 때에는 밤 10시 이후로 밖을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한 행위 었지만, 적어도 뉴욕의 도심은 그렇지 않아 보였다. 밤 12시 이후로 맥주집을 나와 걸어서 타임스퀘어를 갔다. 나의 입장에서는 밤에 미국에서 이렇게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이 신기했다. 타임스퀘어는 수많은 네온사인으로 인해 여전히 낮이었다. 나는 곧 이런 뉴욕의 분위기에 반해버렸다. 낮에는 분주하지만 밤에는 도시의 네온사인과 더불어 휘황찬란한 뉴욕의 도심을 구경할 수 있었다. 문득 나도 나중에 뉴욕으로 와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서 다시 미국으로 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