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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key May 30. 2024

가장 우아한 캐주얼, 리넨 블레이저

리넨 블레이저를 구매하게 된 변명, 아니 이유


 가볍게 흩날리는 화이트 셔츠, 짙은 브라운 울 팬츠에 리넨 블레이저의 조합을 어느 영화에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탈리아를 기반으로 찍은 영화일 겁니다. 여유로운 클래식 스타일을 만날 수 있는 건 이탈리아와 이탈리아인이 놀러 간 유럽 밖에 없을 테니까요. 그 영화 속 밝은 리넨 블레이저가 보여주는 매력은 고급스러운 리넨 소재가 강렬한 햇빛에 더 밝게 빛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때부터 저는 밝은 리넨 블레이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리넨은 우리가 아는 그 리넨이 맞지만, 두께라던가 짜임이 조금은 다릅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 리넨은 여름에 입는 소재 중 하나입니다. 통기성이 좋고 몸에 덜 달라붙어 여름이 가장 적격인 소재이죠. 하지만 유럽과 미국의 상황에서는 조금 달라집니다. 리넨 소재가 함께 섞이는 혼방 소재 혹은 조직의 차이에 따라 우리가 알던 것과 달리 매우 고급스러워집니다.


 리넨 헤링본 블레이저, 캐주얼하고 또 캐주얼하다.

  같은 리넨이라고 해도 소재를 두껍게 구성하면 리넨 특유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멋스럽게 구겨지는 텍스쳐가 더 일품입니다. 리넨을 두껍게 직조한 소재를 사용한 블레이저는 리넨 특유의 바스락거리면서 통통 튀는 터치감과 함께 우아하면서도 캐주얼한 스타일을 만들기 좋습니다. 아래 왼쪽 사진은 최근 구매한 맨온 더분의 '헤링본 리넨 블레이저'입니다. 리넨만으로 구성된 소재로 면, 울보다 소재가 단단하고 구겨지는 텍스쳐가 매력적입니다. 한 여름에는 입기 어렵습니다만 (사실 여름에는 어떤 아우터도 입기 어렵습니다) 여름이 오기 전, 가을의 밤에 멋들어지게 입을 만한 컬러와 소재의 블레이저입니다.

 아래 사진은 오사카의 클래식 전문가 (https://www.instagram.com/gatsby_osaka/) 의 크림 블레이저 착용 스타일입니다. 중년 남성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근사한 캐주얼 룩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한 여름이 아닌 봄과 가을에 밝은 리넨 블레이저로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이 스타일링을 보고 맨온 더분의 블레이저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실크 리넨 더블 블레이저, 캐주얼 속에 가장 우아한 자태

 하지만 역시 저에게는 캐주얼보다 더한 포멀함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울 소재로 크림 컬러 블레이저를 만들면 아마도 시상식에 가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한 포멀 스타일이 될 것입니다. 적당히 포멀 하면서 다른 아이템과의 연결도 될만한 것을 골라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다른 하나는 '실크+리넨' 소재입니다.

 실크와 리넨의 조합은 물론 직조 방법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리넨의 단단하면서 통통한 조직감에 질긴 느낌의 실크와 부합되어 고시감 있는 매우 선이 살아있는 소재가 됩니다. 유럽과 미국 남성 브랜드에서는 고급 소재 혹은 고급 캐주얼 소재에 다양하게 적용되는데, 특히 초여름이 가장 잘 어울립니다.

 

 

 제가 원했던 모습 그대로인 실크 리넨 크림 블레이저의 이미지입니다. 왼쪽은 랄프로렌 퍼플 라벨, 오른쪽은 꼬르넬리아니의 시즌 화보입니다. 봄과 여름의 화보로 고급스러운 컬러와 소재에 캐주얼한 스타일링이 더해져 우아한 캐주얼 스타일이 완성되었습니다. 주말 혹은 휴가 중에 입기 좋은 스타일입니다. 이런 스타일을 보고 구매하게 된 것은 바로 아래의 슈트 서플라이 제품입니다.


 오프 화이트 컬러의 실크 리넨 제품으로 누가 봐도 출근용이 아닌 주말 혹은 연휴를 위한 스타일입니다. 화려하게 빛나는 매력적인 컬러와 길게 만들어진 총장은 우아한 아웃핏을 만들어 줍니다. 실크 리넨 혼방 소재의 더블 블레이저는 우아한 캐주얼 스타일을 만들어 주면서도 울 소재보다는 덜 포멀스럽고, 리넨 소재보다는 조금은 더 격식 있습니다. 그 중간 어디쯤인가의 위치가 이 아이템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위 맨온 더분의 리넨 블레이저는 보다 캐주얼하게 입을 수 있습니다. 주말에도 출근 시에도 입기 좋고 데님과도 잘 어울리는 스타일입니다. 아래 슈트서플라이의 더블 블레이저는 캐주얼하지만 격식이 있습니다. 주말이 어울리고 커피보다는 샴페인이 어울립니다. 결국 두 아이템의 목적은 다릅니다. 네, 그래서 2개 모두 구매했습니다.


 나이를 들고 좋은 점 중 하나는 블레이저가 잘 어울린다고 지난 칼럼에 작성했습니다. 재킷이 어색하지 않을 나이, 재킷 하나에 니트를 입어도 혹은 셔츠를 입어도 충분히 잘 어울리는 나이는 분명 젊은 그때와는 다른 매력을 갖게 된 것일 겁니다.

  이제 구매한 두 아이템을 입고 여름이 오기 전까지 한창 즐겨야겠습니다. 언제 입을지 어떤 술을 마실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겁니다. 그러나 어떤 것을 선택해도 밝게 빛날 제 모습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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