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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로 Oct 22. 2024

아이템 포커싱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

김남주 A:


무더운 여름날, 스타트업 경진대회장. A팀의 김남주는 땀을 뻘뻘 흘리며 심사위원들 앞에 섰다.


"저희 '만능손' 스마트워치를 소개합니다! 심박수 측정은 기본, GPS로 위치 추적, 음악 재생에 문자 알림까지! 심지어 AI스캐쥴 관리도 해드립니다!"


심사위원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서로를 쳐다봤다. 한 심사위원이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그래서... 이 시계의 주요 기능이 뭔가요?"


남주는 당황한 듯 더듬거렸다. 

"어... 모든 게 주요 기능입니다!"



김여주 B:


옆에서 지켜보던 B팀의 김여주가 답답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다음 차례. 여주가 무대에 올랐다.


"여러분, 운동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뭘까요? 바로 심박수죠! 저희 '심쿵워치'는 오직 심박수만 측정합니다. 다른 건 다 뺐어요!"


심사위원 중 한 명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그럼 음악은요? GPS는요?"

여주가 씩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거 없습니다! 운동에 방해되니까요. 심박수에만 집중하세요!"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 많은 팀이 아이템의 모든 특징을 강조하려는 경향이 있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속담이 있듯, 자신이 가진 모든 아이템의 특징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이를 최대한 강조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핵심 가치를 전달하려는 경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김남주(A)와 김여주(B)의 사례는 이러한 문제를 잘 보여준다. 그런데 이 사례들은 단순한 일화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이런 현상은 심리학과 마케팅 분야의 여러 연구와 이론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A 전략의 경우, 정보 과부하가 문제가 된다. Kahneman과 Tversky의 인지 부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한 번에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너무 많은 정보가 제공될 경우 그중 중요한 부분을 놓치기 쉽다. 이로 인해 고객은 제품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A 전략을 선택할 때는, 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핵심 기능을 분명히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B 전략은 단순성의 원칙에 기초하여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Heath & Heath의 연구에 따르면, 단순한 메시지가 더 강력하게 전달되고 고객에게 오래 기억된다. 한 가지 기능에 집중하는 방식은 소비자가 제품의 목적과 가치를 더 빠르고 쉽게 이해하게 하며, 이는 구매 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A와 B 전략의 극단적인 대립이 아닌, 하이브리드 전략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즉, A 전략의 다양한 기능을 보여주되, B 전략처럼 특정 핵심 기능을 주연으로 강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워치에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그 중 가장 중요한 기능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방식 말이다.


이를 드라마의 주연과 조연의 형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주인공(핵심 기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이야기를 끌고 가는 동안, 조연(부가 기능)들은 이를 보조하면서도 본질적으로 주연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픽사(Pixar)에서도 이런 원칙을 6:3:1의 밸런스로 말하기도 한다. 주인공이 60%, 조연이 30%, 그리고 나머지 배경 역할이 10%를 차지하는 것이 이상적인 비율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원칙을 제품 전략에 적용하면, 다양한 기능을 모두 강조하되 가장 중요한 기능에 60%의 집중을 두고, 나머지 부가 기능은 30%의 보조적 역할을 하며, 정말 덜 중요한 기능은 10%만 노출하는 방식으로 구성할 수 있다.


A의 목적:
- 다양한 기능이 필요한 제품일 때
- 여러 고객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고자 할 때
- 제품의 확장성을 강조하고 싶을 때
B의 목적:
-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명확한 솔루션을 제공할 때
- 단순하고 직관적인 메시지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을 때
- 한 가지 핵심 기능에 집중할 때
A+B의 목적:

-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되, 그 중 가장 중요한 기능을 명확히 주연으로 강조할 때
- 고객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핵심 기능에 집중하면서도 추가 기능의 이점을 놓치고 싶지 않을 때



A와 B 사례는 각각의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A 전략은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강조하려다 정보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고, B 전략은 하나의 명확한 메시지를 통해 고객의 주목을 쉽게 끌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 A 또는 B 전략만을 적용하기보다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통해 두 접근 방식을 적절히 결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연과 조연의 균형을 잘 맞추는 6:3:1의 밸런스 원칙을 적용하면, 제품의 다양한 기능을 모두 담으면서도 고객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구성할 수 있다. 이처럼 각 사례는 각각의 상황과 목적에 맞는 전략을 선택해야 하며, 사업계획서 작성에서도 이러한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적절히 적용해야 핵심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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