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문자와 그림의 특징을 이해하자!
김여주와 김남주는 스타트업 '8LOUNGE'의 공동 창업자로, 새로운 AI 기반 건강 모니터링 앱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준비 중이었다.
여주는 노트북 앞에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남주야, 이 앱의 모든 기능을 글로 설명하려니 벌써 30페이지가 넘어가. 투자자들이 이걸 다 읽어줄까?"
남주는 옆에서 계획서를 훑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음... 내용은 좋은데 너무 길어. 요즘 투자자들은 5분 안에 핵심을 파악하고 싶어 해."
여주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기술의 복잡성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데..."
남주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그래, 우리 앱의 핵심 가치를 한 장의 인포그래픽으로 만들어보자. 사용자 여정 맵을 그려서 앱이 어떻게 일상 생활을 개선하는지 보여주는 거야."
둘은 밤을 새워가며 복잡한 기술 설명을 직관적인 비주얼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여주는 텍스트를 간결하게 다듬었고, 남주는 캔바로 그래픽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여주는 생각했다.
'줄이는게 더 어렵네...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자!'
다음 날 아침, 그들은 새로운 버전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했다. 여주가 놀란 눈으로 말했다.
"와, 이렇게 하니까 훨씬 이해하기 쉽네. 근데 이게 투자자들을 설득하기에 충분할까?"
남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우리가 두 가지 버전을 준비하는 거야. 첫 미팅에서는 이 요약본으로 관심을 끌고, 세부 내용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을 위해 상세한 기술 문서도 준비해두는 거지."
실제 투자자 미팅에서, 그들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간결한 비주얼과 핵심을 찌르는 설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고, 추가 질문에는 준비해둔 상세 문서로 대응할 수 있었다.
미팅 후, 여주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역시 균형이 중요해. 빠른 이해와 깊이 있는 내용, 둘 다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남주는 동의하며 덧붙였다.
"맞아. 우리가 기술에 몰입해 있다 보니 사용자 관점을 놓칠 뻔했어.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기술과 사용자 경험을 잘 연결해야겠어."
이 경험을 통해 여주와 남주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비결을 깨달았다. 복잡한 아이디어를 단순화하되 깊이를 잃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현대 비즈니스에서의 성공 열쇠였다.
문자는 이해와 설득을 위한 획기적인 매개체다. 우리는 문자를 통해 복잡한 감정과 상태를 전달할 수 있으며, 생각과 의도를 상대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문자의 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간의 상상력을 무한대의 영역으로 초대하기도 하며, 표현과 묘사를 풍성하게 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문자는 상대를 설득시키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문자는 설득의 측면에서는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이해의 측면에서는 약점이 있다. 이를 뇌가 인식하는 언어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저항이 발생해 시간 차가 생기는 것이다. 살을 꼬집으면 즉시 아픈 것과 달리, 문자는 즉시 이해되지 않는다. 이는 마치 4차선 도로가 끝나고 2차선 도로로 바뀌는 지점에 차량이 대기하는 상황과 유사하다.
예를 들어보자. '사과'라는 단어를 읽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먹음직스러운 달콤새콤한 과일이 떠오르면서 침샘에서 침이 올라올 것이다. 그렇다면 독자가 영어를 모른다고 가정했을 때 'Apple'은 어떻게 느껴질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이나 느낌이 없지 않은가?
컴퓨터에서 파일을 압축하고 해제하는 것처럼, 사람의 뇌도 시각 및 청각으로 입력된 정보를 번역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거쳐 머릿속에 이미지가 떠오르면 '이해'라는 단계로 넘어간다. 우리는 이 과정을 '사고'라고 부른다. 이후 기억 속 관념(나의 도서관)과 새로운 정보를 비교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되면 '수용', 즉 '납득' 혹은 '설득'의 단계로 이어진다. 물론, '거부'라는 부정적 결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문자는 그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소멸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잠시 생각해보자. 설득은 무엇이 뒷받침되어야 할까? 그렇다. 이해 혹은 납득이 된 후에야 설득으로 이어진다. 문자는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해하는 과정에서 시간차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그림이다.
인류 역사 초기에는 그림과 수신호가 주된 의사소통 수단이었다. 원시 시대 인간에게는 빠른 정보 전달과 위험 회피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였기에, 이런 직관적 방식이 널리 쓰였다. 동굴 벽화는 당시 사람들이 그림으로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기록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수신호 역시 사냥과 같은 활동에서 신속한 협력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인류가 번영하고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생존을 넘어 문화, 예술, 철학 등 더 복잡한 개념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정보를 짧은 시간에 기록하고 전달할 수 있는 문자가 발달하게 된다. 음성 언어는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을 풍부하게 했고, 이를 바탕으로 문자 언어가 발전하면서 복잡한 생각이나 추상적인 개념을 기록하고 후대에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문자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상대방을 설득하고 논리적 사고를 전개하는 도구로 진화했다. 이제 사람들은 문자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고, 타인을 설득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빠른 설득을 위해서는 빠른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우리는 다시 역사의 원점으로 돌아와 설득을 위해 그림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언어의 발전으로 사라질 것 같았던 그림이 여전히 강력한 소통 수단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AI의 상용화 이후, 문자는 점차 뒷전으로 밀리고 이미지와 영상이 시대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단 한 장의 이미지로도 암묵적 메시지를 쉽게 전달할 수 있으며, 문자를 읽고 해석하는 데 따른 피로도를 줄여 준다. 또한 시간 절약이라는 큰 장점 덕분에 현대인들에게 기회비용 측면에서 많은 이점을 가져다준다. 무엇보다, 이미지와 영상이 이해를 넘어 문자가 지닌 설득의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한편으로 이러한 변화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문해력 저하가 대표적이다. 회사에서는 소통 문제가 늘어나고 있고, 직관적이고 단순한 정보를 추구하다 보니 오히려 설득 능력이 약화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확산에 일조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적절히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실무적인 관점에서 보면, 사업계획서 작성에는 이런 접근이 필요하다. 사업계획서로 설득하기 위해서는 쉬운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지와 같은 시각적 요소를 활용해 직관적이고 간결한 접근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문자보다 그림을 더 선호할까? 정확히 말하자면, 이는 나의 선호라기보다는 뇌의 선호다. 뇌는 항상성을 위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쉽게 말해, 머리를 덜 쓰려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학자들도 뇌를 '게으른 놈'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곤 한다.(진짜 게으른게 아니니 오해말자.) 뇌가 게으르다는 것은 살을 꼬집었을 때 중간 필터 과정(사고) 없이 바로 통증을 느끼는 것을 선호한다는 말과 같다. 즉, 뇌는 정보를 처리할 때 가능한 한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방식을 선호하는 것이다. 바로, 직관과 심플처럼 말이다.
직관적이고 심플한 것은 1차 경험에 가깝다. 뇌는 단순하고 즉각적인 정보를 선호한다. 이로 인해 전두엽보다는 편도체를 자극하여 공감과 감성 중심으로 상황을 해석하게 된다. 최근 K문화의 발전과 함께 Z세대가 예술과 미디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현상도 이러한 환경적 영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미디어 환경이 점점 더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콘텐츠로 가득 차면서, 이에 익숙해진 세대가 자연스럽게 이런 방식의 표현과 소통에 능숙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문자와 그림의 특징, 그리고 그들의 역사적 변천과 현대 사회에서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았다. 문자는 복잡한 개념과 논리를 전달하는 데 탁월하지만, 즉각적인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그림은 직관적이고 빠른 이해를 가능케 하지만, 깊이 있는 내용을 전달하는 데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결국, 우리가 얻은 통찰은 이 두 가지 표현 방식이 서로 상호보완적이라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문자와 그림을 적절히 조화롭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사업계획서와 같은 중요한 문서를 작성할 때, 논리적인 문자 설명과 직관적인 시각 자료를 균형 있게 활용함으로써 더욱 강력한 설득력을 갖출 수 있다. 우리의 뇌가 효율성을 추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더욱 직관적이고 시각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동시에 깊이 있는 사고와 복잡한 개념의 전달을 위해 문자의 중요성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효과적인 소통과 설득을 위해서는 문자와 그림의 장점을 이해하고, 상황과 목적에 맞게 이 두 가지를 적절히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정보 전달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의 소통 방식과 문화를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드는 길이 될 것이다.